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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영재교육, 한번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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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Top-story 작성일21-06-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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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8.]


내 아이를 위한 영재교육, 한번 알아볼까요?


류지영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영재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들이 많다. 학교에서 오는 알림장을 보면 영재학급, 영재교육원 등의 내용들이 보이는데 그게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그리고 영재교육이 왜 필요한지,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영재교육을 받으면 무슨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신다. 본 글에서는 이런 분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재교육의 현황, 영재선발, 영재교육 내용, 그리고 영재교육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영재교육이 왜 필요한가?


  1970년대 베네수엘라는 빈부 격차가 매우 심했다. 빈민촌 아이들은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어 있었고, 이들은 방치되다시피 했다. 이때 빈민촌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는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였던 아브레우박사였다. 아브레우 박사는 베네수엘라의 가난한 젊은 음악인들을 모아 오케스트라 활동을 전개하면서 동시에 빈민촌 아이들을 가르치게 하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빈민촌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어느 날 이 프로그램에 10세 소년이 들어와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다.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는 곧 국립 어린이 관현악단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음악원을 진학하면서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었다. 바로 LA 필하모닉 최연소 상임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이야기이다. 엘 시스테마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두다멜에게 음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고 두다멜의 음악적 영재성을 발현할 기회를 주었다. 

영재교육은 엘리트교육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 영재교육은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잠재력을 찾아서 그것이 발현되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다. 음악을 접할 수 없는 환경에서 자라서 자신이 음악에 재능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학생에게 그 재능을 알아보고 길러주는 것이 영재교육이다. 비단 음악계뿐만이 아니다. 과학, 수학, 예술, 문학, 역사 등 사회에서 가치롭다고 여겨지는 영역에서 재능과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서 그것이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도와주는 교육이 영재교육인 것이다.

학교 교육은 전체 학생들의 전반적인 지식과 사회 정서적 성장을 위해 충실히 그 목적을 수행하고 있지만, 개별 학생들의 재능 계발에는 한계를 보인다. 영재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과 능력에 보다 집중하고 이들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개인이 자리잡은 사회는 건강해진다.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와 국가의 발전을 위해 국민 개개인의 잠재력과 역량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도록 공립학교에 영재학급 등을 설치하고 있다.


한국은 언제부터 영재교육을 시작했을까?


  2000년도에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2002년도에 영재교육 진흥법 시행령이 내려지면서 공립학교에 영재학급이 생기는 등 본격적인 영재교육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영재교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3년에 경기과학고등학교 개교를 필두로 전국에 과학고를 통한 영재교육이 실시되었고, 1998년에는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이 설치되어 과학영재들을 위한 교육이 실시되었다. 

하지만 공립학교 차원에서 영재교육이 활성화된 것은 영재교육 진흥법과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이후이다. 영재교육진흥법 제1조에서 영재교육은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조기에 발굴하여 능력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개인의 타고난 잠재력을 계발하고 개인의 자아실현을 도모하며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면서 본격적인 교육이 실시되었다.  

이 법의 시행 이후 10년 동안 영재교육은 급격한 양적 팽창을 이루었다. 2003년에는 한국과학영재학교가 개교하였고, 2009년 이후에는 서울과고, 경기과고, 대전과고, 대구과고, 광주과고의 과학영재학교 전환과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개교로, 현재 전국에 8개의 영재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는 2003년부터 5년 주기로 영재교육에 대한 국가 정책을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에 담아, 영재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제1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03-2007) 이후, 현재 제4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2018-2022)이 진행중이다.


영재교육 기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영재교육 정보들을 보면, 영재학급, 영재교육원, 과학영재교육원, 영재학교, 과학고등학교 등 영재교육과 관련된 기관들의 이름이 다양해서 헷갈릴 때가 있다. 실제로 학교급과 영역에 따라 영재교육을 하는 기관들이 다양한데, 이에 대해 다음 그림을 보면서 설명해 본다. <그림 1 참고>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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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대한민국의 영재교육(2015). 한국교육개발원, 서예원 외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재교육을 제공하는 기관은 크게, 초·중·고등학교 수준에서 개별 단위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영재학급, 지역교육청이나 대학에 부설로 설치되어 있는 영재교육원,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의 3개로 나눌 수 있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영재교육 기관수는 모두 1,756개이며,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 수는 20.322명이다(표 1 참조). 기관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영재학급은 지역에 따라 개별 학교에 단독으로 설치되거나, 지역의 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주로 초등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실시되며, 수학, 과학, 융합과학, 정보과학의 내용으로 실시된다. 영재교육원은 지역교육청에서 여러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와 지역의 대학에 영재교육원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지역에 따라 영재교육원의 선발기준과 교육과정은 다르게 운영되지만, 대체로 수·과학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의 경우, 전국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27개 대학부설 과학영재교육원과, 각지역 교육청에서 지정하여 운영하는 55개의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 제 6조에 의해 설치된 전일제 영재교육 기관으로 2021년 현재 전국에 8개의 고등학교급 영재학교가 있다. 영재학교는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으며 교육과정 구성에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과학고등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전국에 20개의 과학고등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각 시·도교육청 관할로 그 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으며, 고등교육과정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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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2020 영재교육통계연보,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영재 선발은 어떻게 할까?


  영재교육 기관들에서는 학생을 어떻게 선발하고 있을까? 

영재교육 기관들마다 교육의 목적, 학생 선발 시기, 방법, 학생 수 등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해지며, 자세한 사항은 각 기관들의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다. 대체로 영재학급과 교육청 영재교육원의 경우 추천교사의 체크리스트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영재성 검사를 실시하거나 심층 면접을 보기도 한다. 대학부설 영재교육원은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를 제출한 다음, 심층면접을 보는 2단계 선발을 많이 하고 있다. 

과학고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과학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선발과정은 2단계를 거치게 되어 있는데, 1단계는 서류전형, 2단계는 면접을 실시한다.    

영재학교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원하는 한 곳의 영재학교에 지원이 가능하다. 3단계의 과정을 거치며, 1단계는 서류전형, 2단계는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3단계는 영재성 다면평가를 거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모두 82,012명의 학생들이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데, 영재교육 원년인 2003년의 19,974명에 비하면 약 4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표 2 참조)

한때, 초·중등학생수 대비 약 2% 정도까지 영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있었으나, 지금은 다소 감소하여 전체 학생의 1.53%인 82,012명의 학생들이 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영재교육 수혜 학생수가 줄어든 이유는 2020년에 코로나 19가 발생한 상황적인 이유도 있지만, 각 시도교육청에서 수월성 교육보다는 보편적 교육에 더 집중을 하고 있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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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20 영재교육통계연보,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한편 영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제한적인 학생들을 위해, 사회통합전형 기준을 마련하여 보다 다양한 학생들이 영재교육의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 지리적 요인, 신체적 요인, 가정환경적 요인 등에 의해 영재교육의 접근 기회가 제한적인 학생들로서, 영재교육 기관에 따라 일정 비율을 정하여 선발에 반영하고 있다.


영재학급에서는 무엇을 배울까?


  영재학급에서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 각 영재학급들은 목적에 따라 선발하는 영재가 다르고, 가르치는 내용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의 영재교육기관들에서 다루고 있는 영재교육 분야는 수학, 과학, 수·과학, 정보과학, 융합, 발명, 인문사회, 외국어, 음악, 미술, 체육, 그 외 분야 등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수학과 과학 등 이공계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 3]은 현재 한국의 영재교육 기관에서 다루는 내용을 분야별로 정리하고 있는데, 수학과 과학, 발명, 정보 등의 과학 관련 내용이 전체의 8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학과 과학, 수·과학에 집중하여 실시하는 곳은 전체의 65.4%이며, 정보과학, 융합, 발명, 인문사회, 외국어, 예체능 등으로 영역이 다양화되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영재교육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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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20 영재교육통계연보,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연구센터



영재교육에서는 배우는 영역의 지식 습득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영재학생을 위한 수업에서는 하나의 사실과 현상에 대해 스스로 발견하고, 탐구하고, 논리적으로 유추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나아가 창의적인 아이디어까지 창출하도록,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과 같은 역량을 키우는데 초점을 둔다. 영재교사들은 영재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영재교육 프로그램에서 갖추어야 할 여러 내용들을 포함하면서 학생들 간의 협력과 소통을 바탕으로 각자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학생들을 격려하고 지원한다. 


영재교육을 받으면 무엇이 좋을까?

  영재교육을 받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영재교육은 각 학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한 것이다. 영재는 유전적으로 타고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연구한 많은 학자들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에 대한 비율은 정확히 알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환경은 지능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일란성 쌍둥이, 입양아 등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란성 쌍둥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지능이 달라지고, 중상층 가정에 입양된 아동은 입양 이후의 지능에 상당한 향상이 있다는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이는 어떠한 교육적 환경과 자극을 주느냐에 따라 한 아동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재능의 계발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일반 학교에서는 정해진 교과내용과 진도로 인해 개별 학생들의 재능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기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재교육에서는 비슷한 영역에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거나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함께 논의하고 배우고 협력하는 가운데, 서로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개별 아동의 재능을 자극하고 계발하는 데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제4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 추진과제 중 제일 과제는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영재교육 기회 제공’이다. 영재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재능 계발의 기회를 제공하여 창의융합 인재로 육성해 간다는 비전 실현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우리는 여러 경우를 통해서 학교 교육에서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 않았지만,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는 경우를 듣게 된다. 에디슨이 그러했고, 아인슈타인, 월트 디즈니 등 창의적인 결과물을 제시한 위인들의 스토리가 그러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그들 주변에는 그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격려해 준 멘토나 가족들이 있었다. 세상에는 자신이 재능과 잠재력을 계발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거나, 그 재능을 꽃피울 방법을 몰라서 사그라지는 많은 영재들이 있다. 세상의 아동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잠재력을 알아차리고 도와주는 것이 영재교육이 하고 있는 일이고,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영재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듯, 영재교육은 엘리트들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며, 잠재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봉사하는 교육으로 실현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사들과 부모들이 영재교육의 필요성과 본질에 대해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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