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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AIST 입학처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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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Meeting-people 작성일21-08-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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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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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DNA가 흐르는 학생들이여 내 후배가 되라!

김용현 KAIST 입학처장을 만나다


2021.08.10. 인터뷰 /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이제 곧 본격적인 대학 입학전형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싶어서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고, 대학들은 학교의 비전에 부합되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KAIST는 ‘한국을 이끈 50년, 세계를 이끌 50년’이라는 비전으로 최고의 과학영재들을 선발하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고민하고 계신 KAIST의 김용현 입학처장을 만나서 KAIST의 학생 선발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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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KAIST 입학처장 김용현입니다. 현재는 물리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대전과학고를 졸업하고 KAIST에서 학부를 했습니다. 과학고 출신이 입학처장 업무를 맡는 게 처음이라서 학부생들과 KAIST에 오고 싶은 학생들을 이해한다는 관점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입학업무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KAIST 입학처장으로서 받는 대표적인 질문은 무엇입니까?

A. 입학처장이 된 지 5개월밖에 안 되지만, 이 기간에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입학처장이 재미있냐”입니다. 총장님께서 불러 주시기도 했고, 평상시에 영재교육에 관심이 있어 입학처장을 맡기로 했습니다. 지난 5개월 돌아보면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영재들이 KAIST에 올 수 있을지 길을 닦는 일이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과학고, 영재학교, 일반고를 다니면서 KAIST를 알리고 왜 영재들이 KAIST의 오면 좋은가에 대한 말을 하고 다녔어요. 학생들에게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꿈을 알려 주는, 꿈을 파는 자리라는 점에서 보람이 있습니다. 지금 정말 재미있는데, 더 열심히 해서 많은 인재가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Q. KAIST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A. KAIST는 핵심가치로 도전, 창의, 배려라는 개념을 정립했고, 이러한 핵심 가치를 갖춘 인재를 원합니다. 총장님은 괴짜 같은 인재들,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인재들을 원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저는 KAIST 학부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배출되어온 학부생들을 곰곰이 되돌아보면 KAIST 학부생들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개념들을 저는 KAIST DNA라고 부릅니다. KAIST 학생들만 가지고 있는 특징, 색깔, DNA 이러한 것들이 총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색깔 있는 인재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KAIST DNA의 핵심 가치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과감하게 선택하는 도전정신입니다. KAIST 학생들은 대부분 자기 주도적입니다. 독립적이고 자립심이 강하고 모든 것을 자기가 결정합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참고하지만, 결국은 선택은 스스로 하고 자기의 길을 개척해 나갑니다. 그리고 수 과학에 뛰어난 재능들이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제가 생각하는 특징은 여유로움입니다. KAIST는 캠퍼스가 무척 넓고 평평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여유로운 공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환경이 KAIST 학생들의 DNA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사고, 자유로운 학사 시스템, 학생 간에도 여유롭고, 교수님과 사제 관계도 여유롭죠. 이런 자유로움과 여유. 이런 것들이 KAIST DNA에 녹아들어, 사고의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발휘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이 저희만의 독특한 동아리 문화와 기숙사 문화가 있습니다. 전원 동아리 활동과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또래 문화, 동료 문화가 아주 강합니다. 제가 볼 때는 그런 것들이 20대 학생들에게 스스로 성장하는 것에 아주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특징의 KAIST DNA를 가진 친구들이 KAIST에 와야 성공을 하고 또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KAIST 입학 업무에서는 KAIST DNA를 먼저 봐서 KAIST에 어울리는 친구들을 선발합니다. 또한 그런 친구들은 반드시 KAIST를 선택합니다


Q. 자기주도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가진 과학 영재들이  왜 꼭 KAIST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질문입니다.  KAIST는 1971년 설립될 때부터 국가의 과학 인재를 육성한다는 국가적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덧 KAIST가 설립된 지 50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설립 50년 이내 전 세계 대학 순위에서 탑 3 안에 들고, 세계 공대 순위는 16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분야의 성장동력을 계속 받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대 최고의 과학 기술 분야의 도전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서 함께 성장해 가는 곳이 바로 KAIST입니다. 이런 최고의 도전을 하는 곳에 당연히 과학영재들이 모여서 인류의 난제, 이 시대의 문제를 함께 풀면서 돌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점으로 과학영재분들이 KAIST에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과학 기술의 최첨단, 가장 앞선에서 함께 하고 싶은 과학영재들에게는 KAIST가 가장 적격이라는 생각합니다.


Q. 이광형 총장님께서는 KAIST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괴짜 같은 아이들을 원한다. 그런 아이들이 KAIST에 와서 놀이터처럼 놀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별히 눈여겨 보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의 역량이 있습니까?

A. KAIST가 괴짜들의 놀이터여야 한다는 총장님의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그동안 많은 괴짜 선배들과 친구들이 KAIST에서 자유롭고 여유롭게 뛰어놀다가 지금 대한민국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입학처장으로서 저에게는 그런 괴짜들을 어떻게 정량화, 점수화해서 뽑아야 하는지가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KAIST가 괴짜들의 놀이터가 돼야 하지만, 괴짜들만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KAIST는 당연히 이 시대 최고의 과학영재들이 모여서 최고의 도전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주 우수한 인재들, 성실한 학생들, 과학 기술 분야에서 괴짜다운 학생들, 이런 친구들이 다 같이 모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한 학생들, 성실한 학생들, 과학 기술 분야의 괴짜다운 학생들도 과감하게 선발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뽑을 것인가? 우수하고 성실하다. 이런 건 보통 이제 성적으로 반영이 되죠. 교과 성적과 학교에서 탐구 역량 이런 것들을 중요하게 봅니다. 또 한편으로는 괴짜들은 성적에만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성적의 범위를 조금 완화하면서 학생들의 과학기술 분야의 장점, 자기만의 색깔을 보려고 합니다. 성적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성적에서 발전 정도, 그다음에 도전성 어려운 과목을 얼마나 들었는지, 그런 것들이 주로 배점에 반영이 되고,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주위의 평가, 그리고 자기가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까지 평가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KAIST는 그런 괴짜들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런 항목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저희가 적극적으로 도입한 게 질문하는 인재 문항을 만들었습니다. 평소에 학생이 가진 질문, 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런 것들을 학생들이 기술하고 면접에서 답변하면서 그 학생의 어떤 괴짜다움과 색깔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좀 어려울 것 같은데, 저희가 많이 노력해서 최대한 많이 선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성적으로만 뽑는 게 아니고 학생의 색깔이나 능력이 돌출적일 때, 괴짜다울 때, 과감하게 괴짜를 선발하려고 합니다. 괴짜로 인증을 받으면 저희가 따로 내부에서 평가하고요, 이 평가를 통해서 이 친구가 KAIST DNA가 충분한지, 학과성적 쪽에서 조금 미진했다 하더라도 그런 괴짜다움이 KAIST의 발전 방향과 맞는지를 내부적으로 평가해서 면접 기회를 줄 예정입니다. 더 많은 괴짜가 KAIST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저희가 구성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괴짜와 성실한 학생, 우수 학생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학생들이 균형을 맞췄을 때 서로 자극을 주고 서로 협력을 해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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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KAIST에 입학하려면 과학고/영재고에 무조건 진학해야 하는지, 일반고에 있으면 들어오기 어려울지 궁금합니다.

A. 과학고/영재고에 진학한 경우 KAIST에 올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무조건 KAIST에 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과학고/영재고 학생으로 KAIST가 전부 채워지지는 않고, 전체 인원의 약 30% 정도는 일반고 출신입니다. 과학고 영재고 학생만으로 채워진다면 학교는 다양성이 제약되어, 발전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봅니다. 전략적으로 일반고 과학 영재들을 담아내기 위해서 학교장추천전형을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장추천전형은 학교당 두 명씩 학교 교장 선생님의 추천을 받아서 지원하는 건데, 일반고 학생 중 KAIST에 관심이 있으면 이 전형을 활용하세요. 일반고에서 학교장 추천을 못 받았다 하더라도, 일반전형을 통해서 다수의 일반고 학생을 뽑습니다. 최근 5~6년간 일반고 학생들이 KAIST에 진학하는 비율이 점점 줄어드는데, 더 많은 일반고 학생들이 KAIST에 진학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반고 학생분들, KAIST에 높은 장벽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과감하게 도전해 주시길 바랍니다. ‘KAIST는 과학고, 영재고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일반고 출신인 내가 가서 성공할 수 있냐’는 생각을 하는데. KAIST는 도전하는 곳입니다. 오히려 일반고 학생들의 성공스토리가 많이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 도전을 하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고에서 KAIST에 지원하는 학생, 그 자체로 도전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지원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Q. KAIST 재학생들이 수학, 과학 외에도 영어를 왜 잘해야 하는지 많이 궁금해 합니다.

A. KAIST는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양성 기관이니 수학, 과학 분야의 수월성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어떤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학, 과학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했을 때 소통하고 발표하기 위한 국어와 영어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사실은 국어 능력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사고를 조직하는 능력들은 모두 국어와 관련된 능력입니다. 국어는 사고의 영역이고, 그것을 발표하고 과학 기술자로서 교류하고 이런 과정에서 영어가 많이 쓰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연구능력을 100으로 볼 때, 50%는 수학, 과학 능력이고 나머지 50%는 영어 능력이다”라고 말합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연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수학, 과학 능력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에는 논문을 쓰고, 학회 가서 발표하고, 다른 연구자들과 소통을 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들이 모두 영어로 진행됩니다. 과학의 언어가 영어이다 보니 영어 능력이 중요해서, KAIST는 영어로 수업을 합니다. 교재도 당연히 영어이고, 세계와 경쟁하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글로벌캠퍼스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 학생도 많고 외국인과 교류할 일도 많고, 외국인 교수님들도 많습니다. 영어환경에 다져진 인재들이 과학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영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 과학만 하고 나는 국어는 못 해도 돼”라고 생각하면 큰 실수입니다. 국어를 잘해야 궁극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리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다 잘하라는 이야기가 되어버리는데, 최소한 국어, 영어는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Q. KAIST에는 아직도 여학생이나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들의 비율이 적은 편인데 앞으로의 선발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A. KAIST는 사회적 배려 학생들을 고른기회전형이라는 이름으로 40명 정도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비율은 5%로, 세계적인 대학들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KAIST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맨 앞에서 끌고 가는 어려운 역할을 하다 보니, 자발적 선택에 더 중요성을 두어 왔던 것 같습니다. 현재 5% 안에서도 농어촌 출신, 한부모 가정, 기초 생활 수급자, 차상위 계층, 새터민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특별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학생 중 사회적인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해서 경쟁이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배려 대상 학생 중에서 과학기술의 재능이 있는 학생들, KAIST DNA가 있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KAIST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래서 국가와 사회,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발굴할 생각입니다. 여학생 선발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KAIST에 여학생은 약 18% 정도밖에 안 됩니다. 저는 입학처장이 되자마자 여학생 비율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여학생들이 더 많이 KAIST에 와야 KAIST도 성장하고 학생들의 사고도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여학생이 KAIST에 도전해야 입학 성공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학생 지원 비율을 늘리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제약이 있지만, 올해는 여고를 더 많이 방문하려고 노력을 했고, 코로나가 조금 괜찮아지면, 여고생 캠프를 해서 KAIST 여학생들과 여고생들 간의 소통, KAIST 여교수님들이나 동문을 초청하여 과학기술의 진로 멘토링을 통해 더 많은 인재가 KAIST에 지원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저희가 가시적으로 여학생 비율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은 KAIST를 목표로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저도 과학에 관심이 많은 딸을 키우면서 항상 전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딸에게 항상 사회와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KAIST에 관심이 있는 인재라 하면 수 과학 쪽에 관심이 많을 텐데 KAIST에 진학해서 인류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좀 가지고, 이런 생각이 큰 꿈으로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꿈은 크게 가지되 일단 자기 앞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합니다. 내가 꿈이 엄청 크다고 해서 그 꿈을 향해서 성큼성큼 가다 보면 기초가 약해질 수 있거든요. 저는 기초가 튼튼한 사람이 궁극적으로 더 멀리 가고 더 크게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초중고등학생들이라면 자기에게 주어진 학교 공부든 숙제든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중고에서 공부와 숙제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걸 즐길 줄 아는 학생이 궁극적으로 KAIST 입학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기가 즐기지 않고 공부를 한다면 조금 괴로워요. 그래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즐기면서 하시면 KAIST와 어울리는 학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 질문으로 정말 인생에 도움이 되는 책 한 권을 학생들에게 추천해 주시길 바랍니다.

A. 가장 어려운 질문이네요. 이미 말씀드렸듯 저도 과학고 출신이고 KAIST 출신이다 보니 수 과학에 관심이 많고 비교적 책을 읽는 게 조금 제한적이었던 거 같습니다. 올해 KAIST 총장님께서 독서 문화를 강조하시는 것과 발맞추어, 입학 업무에도 독서 문항을 도입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5권의 인생 책을 적으라 했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인생 책 이런 건 좀 무거운 단어이지만, 학생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 항목을 추가했습니다. 

 저도 인생 책이라는 질문을 받고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소설을 많이 읽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고전도 읽었고,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읽고 눈물도 흘렸고, 손자병법, 태백산맥 같은 책도 보고요, 그런 걸 인생책이라 하기에는 답변하기가 조금 애매하네요. 그래서 많이 고민했는데 제 인생 책이라고 하면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많은 고민 끝에 조금 특이한데, 그 실력 수학의 정석을 택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제가 실력 정석을 완독했어요. 그러니까 1권, 2권, 3권 정도가 있었던 거 같은데 거기 있는 모든 문제를 혼자 다 풀어 봤는데 그게 저에게는 큰 영향을 준 거 같아요. 수학에 대해서 제가 알게 됐고 수학의 체계를 깨닫고 나서 세상이 보이는 듯한 느낌, 어떤 각성을 경험한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한 권을 뽑으라면 “수학의 정석 실력 편”을 꼽겠습니다. 근데 이번에 아주 재미난 걸 제가 발견했어요. 정석 실력 책 맨 뒤에 당시 고등학생인 제가 글을 써 놨더라고요. 거기에는 “이 책을 다음으로 볼 사람에게 전하는 말”이라고 해 놓고, 33년 전 고등학생 김용현이 “수학은 모든 길로 통한다. 자기가 택한 길이라면 끝까지 가보라”라고 썼더라고요. 그때 당시 제가 고등학생이었으니까 굉장히 에너제틱 했겠죠. 그 정석을 다 완독하고 ‘수학이 세상을 설명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다음으로 이 책을 볼 사람에게 메시지를 쓴 것 같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어떤 방향을 정할 때 이 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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