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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발전과 인공지능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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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Issue 작성일21-06-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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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인공지능의 발전과 인공지능 교육


한정윤

한국교육개발원 디지털교육연구센터

jeongyun@kedi.re.kr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공지능은 특정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특별한 기술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술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해 우리 생활 곳곳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 19 발생 이후 사회 여러 분야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더욱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우리의 일상과 인공지능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지리라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커져 감에 따라, 이를 단순한 기술로만 볼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방법론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는 소위 기초 소양이라고 하는 읽기, 쓰기, 셈하기와 함께 일상을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필수 역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인위적으로 모방하는 것으로, 컴퓨터가 인간의 지적 사고를 따라할 수 있도록 학습시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거나 새로운 산출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총칭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1950년 앨런 튜링이 발표한 ‘계산하는 기계와 지능’이라는 논문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Can machines think?)” 라는 질문으로 이 논문을 시작해, 기계가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고전적인 방법인 튜링 테스트를 제안하였다. 이후 1956년 열린 다트머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에서부터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세계적인 수학자와 과학자들은 지능을 가진 기계를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로 부르기로 약속하고, 이 회의 이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카네기 멜론 대학에 인공지능 연구소가 세워지면서 수많은 과학자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림 1] 앨런 튜링의 논문 첫 표지(좌)와 다트머스 회의에 참석한 세계적 석학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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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medium.com/rla-academy/dartmouth-workshop-the-birthplace-of-ai-34c533afe992


  하지만 인공지능은 60여 년이 지난 최근에 들어서야 비로소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발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먼저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의 증가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물리적 세계와 가상의 디지털 세계가 통합되어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물인터넷 기술과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 사용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데이터가 방대한 양으로 수집되고 있다. 많은 양의 데이터에서 과업 수행을 위한 일련의 패턴을 스스로 발견하며 학습하는 인공지능에게 이러한 데이터는 그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의 중요성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들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및 데이터 댐 사업도 이와 같은 취지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학습 모델의 개발과 발전으로 인공지능은 더 높은 성능을 달성하고 보다 다양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의 눈’이라고 불리는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 Neural Network)의 경우, 컴퓨터 비전 분야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이미지 분류 대회인 ILSVRC(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에서 인간의 정확도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며 꾸준히 발전해 왔다. 또한 2014년에 발표된 생산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학습 모델은 이미지 생성과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래 그림은 해마다 발전하는 생산적 적대 신경망 모델의 성능을 보여준다. 이 모델에 의해 생성된 인물 사진의 품질이 점차 나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생산적 적대 신경망의 발전에 따라 생성된 인물 사진의 품질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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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양의 데이터와 새로운 학습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컴퓨터 성능이 자리 잡고 있다. 컴퓨터 성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중앙처리장치(CPU, central processing unit)의 연산 속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그래픽처리장치(GPU, graphics processing unit)를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활용하면서 더 많은 양의 데이터와 복잡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은 시각지능, 언어지능, 음성지능 등으로 발전하며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보급률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고,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으며, 우리는 주머니 속 스마트 폰으로 손쉽게 우리의 얼굴을 재미있는 모습으로 꾸미며 일상을 즐기기도 한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챗봇, 인공지능 의료 서비스, 인공지능 판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으며,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초적인 AI 소양 함양을 위해 범국민적인 교육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 AI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이어 국가 AI 연구개발 전략을 통해 전 국민의 AI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AI4K12를 발족하여 초중고 학생(K-12)을 위한 AI 교육 가이드라인을 개발·배포하였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 AI 발전계획에 이어 2019년 쯔롱 X 계획을 발표하며 유치원 수준에서 시작해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33종의 AI 교과서를 개발하고 이를 직접 적용하는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등 국가 주도의 강력한 AI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2019년 AI 종합전략을 발표하며 모든 학교 급에 AI 및 데이터 과학 교육을 확대 시행하고 2025년 입시부터 정보 과목을 필수 시험 과목으로 지정하는 등 범국민적인 AI 교육 시행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AI 교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제1차 정보교육 종합계획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국민 모두의 AI 역량을 기르기 위해 기존의 정보 교육과정의 체계적 정비와 미래형 교육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가 AI 인재 양성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된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방향에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인공지능 전문 인재 양성과 더불어 교양으로써의 AI 교육을 확대 시행하기 위해 모든 학교 급에 AI 교육을 도입하고 교원의 AI 교육 역량 강화와 함께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2025년부터 초·중·고 정규 교과에 AI 교육이 도입될 예정이며, 유치원에도 놀이·체험 중심의 AI 교육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렇듯 전문적인 직업 교육이 아닌 보편적 교육의 성격을 가진 AI 교육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AI 교육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AI4K12에서는 초중등 AI 교육을 위한 내용 체계로 인식(Perception), 표현과 추론(Representation & Reasoning), 학습(Learning), 상호작용(Natural Interaction),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으로 구성된 5가지 빅 아이디어(5 Big ideas in AI)를 제시하였으며, 현재 각각의 영역별 학습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수행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개발된 차세대 소프트웨어(SW) 교육 표준 모델에서 기존의 SW 교육 내용 영역에 인공지능과 융합 영역을 신설하여 그 하위 영역으로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 로보틱스가 배치되었으며, 최근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발간되고 있는 다양한 AI 검인정교과서와 부교재에서는 인공지능의 이해, 인공지능의 원리와 활용, 인공지능 윤리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림 3] AI4K12가 제시한 5 Big ideas in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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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ai4k12.org/


  인공지능 교육이 점차 공교육을 통해 도입되어 가는 가운데, 이미 공개되어 있는 다양한 학습 자원을 통해 인공지능 교육을 접해 볼 수도 있다. 먼저 Code.org의 AI for Oceans​1 의 경우 어린 학습자들도 바다 환경을 지키는 AI 로봇을 직접 학습시킬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주며, 티처블머신(Teachable Machine)​2 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사진, 소리, 자세를 분류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손쉽게 만들어 볼 수 있는 실습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엔트리(Entry)​3 , 머신러닝포키즈(Machine Learning for Kids)​4 , 엠블럭​5 은 학생들이 직접 수집한 데이터로 학습시킨 모델과 사전에 학습된 다양한 인공지능 블록을 활용해 실제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블록 코딩 실습 환경을 제공해준다. 아울러 모럴머신(Moral Machine)​6 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조건의 윤리적 딜레마 상황을 제시해주어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둘러싼 윤리적 이슈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뿐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흔히 사용하는 유튜브에서도 다양한 관점과 주제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상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첨단이라 여겨졌던 스마트폰이 어느덧 우리 생활에 친숙한 기술이 되었듯, 인공지능 또한 머지않아 우리 일상에서 떼 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 사회의 필수 역량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한 기초 기본 교육의 강화는 시대적 대세가 되었다. 아울러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의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인공지능 교육의 저변 확대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 교육을 보다 보편적이고 체계적으로 확대해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용성 (2019). 인공지능(AI) 시대 주요국의 인재양성 정책 동향.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관계부처합동 (2019). 인공지능 국가전략.

관계부처합동 (2020). 마련된 인공지능시대 교육정책방향. 

교육부 (2020). 정보교육 종합계획.

한국과학창의재단 (2019). 차세대 소프트웨어(SW)교육 표준모델 개발. 서울: 한국과학창의재단.

Brundage, M., Avin, S., Clark, J., Toner, H., Eckersley, P., Garfinkel, B., ... & Anderson, H. (2018). The malicious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Forecasting, prevention, and mitigation. arXiv preprint arXiv:1802.07228.

Emmert-Streib, F., Yli-Harja, O., & Dehmer, M. (2020). Artificial Intelligence: A clarification of misconceptions, myths and desired status. Frontiers in Artificial Intelligence, 3, 91.

Turing, A. M. (1950). Mind. Mind, 59(236), 433-460.


<각주>

1.​  AI for Oceans : https://code.org/oceans

2. 티처블머신(Teachable Machine) : https://teachablemachine.withgoogle.com/

3. 엔트리(Entry) : https://playentry.org/

4. 머신러닝포키즈(Machine Learning for Kids) : https://machinelearningforkids.co.uk/

5. 엠블럭 : https://mblock.makeblock.com/

6. 모럴머신(Moral Machine) : https://www.moralmachi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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