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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2021년 KAIST 교육청 위탁 사이버영재교육 과정 참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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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Story 작성일21-08-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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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0.]
 

나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온빛초등학교 6학년 조윤아

- 2021년 KAIST 교육청 위탁 사이버영재교육 과정 참여 후기


  나는 아직도 노력 중이다. 나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포장하지 않으려고. 나의 행동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억지 부린다고 현실이 변하지 않으니까. 한순간은 그럴지 몰라도, 그건 결코 내 마음을 달래주지 않으니까. 나는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내 모습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난 곧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단하게 다져둔 뿌리의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책 한 권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은 내가 나 자신을 좀 더 똑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책에서는 ‘모죽’이라는 대나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이 대나무는 씨를 뿌리고 나서 흠뻑 물을 주고 아무리 정성껏 돌봐줘도 싹 하나 돋아나지 않는다. 잠잠하기만 하다. 자그마치 5년 동안. 하지만 5년이 지난 어느 날 손가락만 한 죽순이 돋아나 주 성장기인 4월이 되면 갑자기 하루에 80센티미터씩 거침없이 자라나기 시작하고, 30미터가 될 때까지 멈추지도 않는다. 30미터는 남자 열여덟 명의 키를 합한 높이라고 하는데, 정말 어마어마하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저 대나무가 혹시 푹 쓰러져 버리지 않을까?’ 위태위태한 대나무 줄기를 걱정하던 사람들은 모죽의 뿌리를 파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모죽의 뿌리는 사방팔방으로 얽히고설켜 땅속 깊이 박혀 있었고, 그 길이를 모두 합쳐보니 무려 4000미터에 이르렀다. 모죽은 5년 동안 땅속에 꼼짝없이 갇혀만 있던 게 아니었던 거다. 아래로, 땅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치열하게 내공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다.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난, 당장 한 치 앞의 좋은 결과만을 원했던 걸지도 모른다. 드넓은 숲속에서 나무 하나밖에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단단하게 다져둔 뿌리의 힘이 없으면, 나는 결코 하늘로 쭉쭉 뻗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어쩌다 높이 올라간다 해도, ‘깊이가 없는 높이’는 바람에 쉽게 흔들리고 쓰러지기 마련이다. 높이 오를 힘은 한순간에 길러지는 것도, 오르는 동안 길러지는 것도 아니다. 땅의 힘과 물의 힘을 내 몸에 끌어모으는 ‘뿌리의 시절’, 바로 그때 인생의 태풍이 휘몰아쳐도, 나에게 힘든 일과 불행이 닥쳐와도 끄떡없을 단단한 힘이 생겨나는 거니까. 지금 이 순간은 내 인생에 있어 ‘뿌리의 시절’이다. 아직은 뿌리의 시절을 겪어내야 하는 나는 그것도 모르고 괜한 조바심으로 날 괴롭히고 있었던 거다. 문득,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 보았다. 나는 나에게 내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단한 뿌리 없이 하늘로 높이 뻗기만을 원해서, 그래서 내가 아둥바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그대로의 나 자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뿌리의 시절’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때부터 나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깊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그러기 위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배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왕이면 더 현실적인 것을 배우고 공부를 하고 싶었다. 짧은 생각 말고, 깊이, 꾸준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를 갖고 그 주제에 대해 비판도 해보고, 의견도 내보고 싶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있던 어느 날, 부모님께서 내게 다가와 먼저 제안해 주셨다. ‘KAIST 사이버영재교육’을 신청해서 한 번 수강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솔깃한 제안이었다. 여러 가지 학습주제를 파악하고 이해하고, 더 깊숙이 들어가 생각의 폭을 넓히고, 과제를 수행하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해서 난 KAIST 사이버영재교육을 수강하게 되었다. KAIST 사이버영재교육이 시작하기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학습은 오리엔테이션부터 시작했다. 나만의 공부 방법을 정리하고, 앞으로 여기서 제공되는 학습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 과제였다. 나는 2주에 한 번씩 제공되는 학습주제를 적절한 시간 동안 꾸준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시간을 쪼개서 미리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꾸준히 과제를 수행하기로 계획했고, 아직까지도 그 계획에 따라서 새로운 주제를 학습하고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2차시 학습주제는 ‘환경 대재앙, 원유 유출 사고’, 3차시 학습주제는 ‘실생활 속 재미있는 함수 찾기’, 4차시 학습주제는 ‘고속도로의 통과 시간 구하기’였는데, 이러한 새로운 주제와 개념을 접함으로써 내 안의 무언가가 한층 더 성장한 것 같았고, 무엇보다 나의 뿌리가 더 단단해지고 깊어진 것 같았다.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 나노 구조체의 원리, 생물체의 소중함, 실생활에 쓰이는 함수, 전기 요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고속도로의 정체의 종류와 원인 등 실생활에 꼭 필요하고 또한 내가 알아야 할 것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 덕분에 나의 ‘적극성’과 ‘책임감’, ‘비판력’과 ‘사고능력’ 등이 발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원래 수 과학에 관심이 있었던 나지만 수 과학에 대한 흥미를 더더욱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왔다는 것, 그것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다.


 이렇게 해서 1학기를 마치고 2학기가 시작되었는데, 첫 번째 주제는 바로 ‘온라인 특강(창의적 인재란?) 및 진로 멘토링’이었다. 최인수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창의성의 의미를 파악하고 정의할 수 있게 되었고, 사물과 사물을 연결시키고, 자연을 꼼꼼히 관찰하고, 기초를 탄탄히 하는 등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것들을 되짚어보면서 나의 창의성을 발달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앞으로 나의 창의성을 발전시키기 위한 나의 노력과 내가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창의성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교수님의 질의응답을 들은 후에 마인드맵으로 정리도 해보았다. 


 그다음으로 카이스트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의 실시간/비실시간 진로 멘토링을 들은 소감을 남기고자 한다. 나의 진로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고, 사실은 공부하면서 마음을 다진다는 것이 힘들고, 의지력이 부족해서 벼랑 끝에서 휘청거리고 있는 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소중한 충고들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그분들의 경험과 카이스트에 가게 된 계기, 전공한 분야에 대한 설명 등을 듣고 새로운 꿈과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KAIST 사이버영재교육을 수강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활동인 ‘여름 집중 교육 캠프’도 빼놓을 수 없어 간단히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코로나 상황이 안 좋아진 계기로 비대면으로 참여하게 되었지만, 3일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의미 있는 교육이었다. 주제는 ‘데이터 수집’. 차미영 교수님의 강의와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데이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모둠원들과 과제를 수행하는 시간에는, 튜터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모둠원들과 직접 조사할 내용을 정하고 설문지를 만들어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조사한 내용을 분석하였다. 혼자 할 때는 나만의 생각으로 과제를 했을 텐데, 다른 친구들의 의견도 들으면서 하니까 확실히 생각 폭도 넓어진 것 같고, 또한 내 의견만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협동심’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최종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발표도 하였다. 다른 모둠 친구들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서 우리 모둠이 잘했던 것과 부족했던 점 등을 알고,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다.


 지금 현재는 2학기의 학습주제를 수행하는 중이다. 이번 과제도 기간 내에 열심히 수행하여 제출하도록 해야겠다. 사실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서 아직도 고민 중이다. 하지만 2주 동안 골똘히 고민하다가 퍼뜩 이거다! 하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 내 안의 익숙함과 새로움이 만나는 순간이다. 다음 주제, 그리고 또 다음 주제, 그다음 주제, 또 다음 주제.. 계속해서 넘어갈수록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주제들을 접하게 되지만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내게 바라는 건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과제를 할 때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난, KAIST 사이버영재교육을 수강하면서 내가 얻은 모든 것들을 생각한 후 다시 힘을 낸다. 더 단단해진 내 의지력과 뿌리를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앞으로도 그렇게 쭉-. 그렇게만 해줘.’라고 내게 말을 걸어 본다.


 그리고 KAIST 사이버영재교육을 수강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꼭 한 번은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진짜 공부를 하고 싶은 너라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너라면, 수 과학에 흥미가 있는 너라면, 혹은 흥미를 붙이고 싶은 너라면, 목표가 있는 너라면, 새로운 것을 알고 싶은 너라면, 무언가를 깊이 생각해 보고 해결해보고 싶은 너라면, 그리고 너 자신을 알고 싶은 너라면, 특별한 이유는 없어도 도전해보고 싶은 너라면, 망설일 필요 없어. 분명 이 교육은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나는 지금도 이 교육을 받은 걸 후회하고 있지 않아. 오히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온 걸 감사하게 생각해. 세상을 바라보는 너의 편견을 깨주고, 너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너의 머리에 신선한 지식들을 채워 넣어줄 거야. 하지만 명심해. 누군가가 너를 만들어주기를, 일으켜 세워주기를 기다리지는 마. 모든 건 네가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있으니까.” 이 교육을 받고자 하는 친구들이 꼭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그리고 이런 절호의 기회를 통해서 뿌리가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내기를 바란다.


 ‘힘을 쌓으리라. 깊이를 더하리라. 작렬하는 태양을 향해 당당히 오를 수 있도록, 그리하여...... 끝끝내 기적을 만들어내리라!’ 앞으로도 쭉~ 성실하게. 내 사전에 대충이란 단어는 없다. 나의 뿌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위 후기는 "2021년 KAIST 교육청 위탁 사이버영재교육 과정" 참여 후기로 조윤아 학생의 동의를 받아 기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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