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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하는 순간, STEAM 수업 [2021년 KAIST STEAM 심화 과정 교사 연수 참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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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Story 작성일21-10-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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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잊지 못하는 순간, STEAM 수업


약대초등학교 교사 송해남

- 2021년 KAIST STEAM 교사 연수 심화 과정 참여 후기


 2015년에 발령을 받고 이제 7년 차. 신규 티를 벗긴 한 건지, 수업, 업무, 학급 운영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기는 한 걸까. 교사로서 지치거나 매너리즘에 빠질 때면 늘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2018년 STEAM 기초 연수에 참여했을 때의 일이다.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수를 신청했는데, 알고 보니 과학창의재단과 KAIST에서 주관하는 이 STEAM 연수는 아주 악명이 높았다(?). 기초든, 심화든 STEAM 수업을 직접 설계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2박 3일 동안 모여서 지도안을 짜고 학습지를 만들었는데, 이게 STEAM이 맞는지,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어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그렇게 주제를 잡고 나니 이 수업을 한번 적용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포켓코드라는 어플형 프로그래밍 도구를 가지고 지진계를 만들어보는 수업이었는데, 힘들게 학습지도 만들었으니 ‘한번 해 보자!’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초보 선생님의 좌충우돌 수업이었겠지만, 아이들은 내가 알려준 것의 몇 배를 만들어냈고, 진심으로 수업에 참여하였으며, 수업 후 만든 프로그램까지 공유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업에 빠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창의적 설계. 각자가 가속도 센서를 활용해 만든 작품을 공유하는 감성적 체험이 제대로 이루어지자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 순간 ‘이런 수업을 하고 싶다! 아이들이 즐거운 수업이 내가 하고 싶은 수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STEAM 수업에 빠지게 되었다. 매년 적어도 1개씩은 STEAM 수업을 설계하고 학급에서 적용하려고 노력했는데, 그러기 위해서 STEAM 연수를 들었다.


 사실 아무리 다짐을 한다고 해도, STEAM 수업은 설계, 적용하기가 매우 힘들다. 교과서도 없고 평가표도 없고, 수업 자료도 없다.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교사가 모두 재구성을 해야 하고, 과학/기술/공학적 요소를 넣다 보면 수업의 호흡도 길어진다. 많은 차시의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하면서 들어가는 준비물, 학습 자료, 모두 교사가 직접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STEAM 수업을 통해 살아 있는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아이들은 적극적이었고, 매년 프로젝트로 수업을 하면서 STEAM 수업은 모두를 위한 수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STEAM 수업을 함께 설계하면서 교사로서의 나를 돌아보고 키워나갈 수 있는 곳이 STEAM 연수이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관심사가 같은 선생님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만들어내는 산출물은 훨씬 만족스럽다. 같은 수업을 적용한 후 각기 다른 학급의 결과를 나누는 것도 재미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1년 여름, 나는 또 STEAM 심화 연수를 들었다. 온라인 비대면 연수였지만 역시나 내실 있게 짜인 강의와 멘토 선생님들의 도움 아래 STEAM 수업을 또 하나 설계했다. 피지컬 컴퓨팅 도구 중에서도 자신이 없던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해서 수업을 짜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연수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반 아이들은 해님 달님 속 문제 상황을 탐색해 보고 마이크로비트로 SOS 신호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와! 선생님 119 신호가 떠요!” “우리 그러면 여기에 어울리는 오브젝트를 추가하자!” 교사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움이 일어나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을 그려나가는 우리 반 아이들의 모습에서 왜 내가 STEAM 수업을 하는지 또 한 번 더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수업 준비하기 귀찮은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방학 동안 선생님들과 머리 맞대며 설계한 수업을 학교에서 적용했을 때 뿌듯함,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볼 때의 짜릿함, 그 순간의 저릿한 기분을 잊지 못한다. STEAM 수업을 적용해 본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이 자신만의 창의적 설계를 그려내는 수업의 한 장면이, 얼마나 짜릿한지 아실 것이다. STEAM 수업은 힘들다. 이런 어려운 수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선생님들의 열정이고, 본분에 임하기 위한 노력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순간순간, STEAM으로 채우고 싶다는 열정이 있다면 STEAM 심화 연수를 신청해보시면 좋겠다. 물론 짧은 연수 기간 동안 수업을 설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각자 학교의 상황이 달라 수업 적용이 녹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열정 넘치는 선생님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그 연수의 현장은 선생님들께 새로운 자극과 수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 위 후기는 "2021년 KAIST STEAM 심화 과정 교사 연수" 참여 후기로 송해남 선생님의 동의를 받아 기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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