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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윤 PERIGEE(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주)) 대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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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Meeting-people 작성일22-06-3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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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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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나아가는 로켓을 만드는

PERIGEE(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주)) 신동윤 대표를 만나다


2022.06.25. 인터뷰 /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뉴스레터팀

글 / 류지영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사진·영상 / 강현민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매일 올려다보는 하늘과 그 너머를 궁금해하면서 실제로 우주로 한 발짝 다가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로켓 발사국이 되었다. 그 로켓을 만들기 위해 여러 과학자는 수십 년간 노력해 왔고, 온 국민은 그들의 노고와 열정의 결과인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누리호의 발사를 보면서 각자 자기만의 해석했겠지만, 누군가는 누리호를 보면서 우주로의 꿈을 꾸게 되었을 것이다.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과학 실험 하기를 좋아했다. 워낙 열정을 가지고 세상을 탐구하는 그는 운이 좋게도 그의 호기심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시는 부모님, 할아버지, 교사들, 그리고 꿈을 함께 키워가는 친구들을 가졌다. 소년의 키와 마음이 커지는 동안 그들과 함께 그의 꿈도 커지고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우주로 가고 싶었던 그는 친구들과 함께 그 꿈을 현실화시켰고, 회사를 만들고 로켓을 쏘아 올렸다. 고등학교 때 첫 창업을 한 그는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신입 대학원생이 된 한편, 어느새 50여 명을 거느린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방 안쪽 발코니에서 시작된 작은 꿈이 어떻게 한국 최초의 민간 액체 로켓을 쏘아 올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 꿈의 끝은 어디인지 GIFTED TIMES가 만나보았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PERIGEE(이하 페리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주))를 운영하고 있는 페리지의 신동윤입니다. 저희는 인공위성들을 우주로 올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형 발사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페리지 창업을 통해 지금까지 로켓을 쭉 만들어 오고 있으면서 KAIST 항공우주공학과 학부 졸업 후 로켓을 만드는 주제로 현재는 석사를 하고 있습니다.

  

Q. 누리호 발사 이후 로켓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대표님이 로켓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제가 기억력이 안 좋은 편이라 명확히 기억은 안납니다. 제 기억에 남은 것 중 하나는 할아버지가 제게 기술자는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거의 세뇌를 시키듯이 말씀하셨어요. 제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녀오면 과학 부문의 기사 몇 개를 오려서 제 책상에 올려놓으셨어요. 그 기사들을 읽다 보니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서 기사의 내용을 찾아봤어요. 예를 들면 당시에 한국에서도 우주 발사체를 만들 것이고 우주인도 배출하겠다와 같은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그 기사를 보고 우리나라는 유인우주선 개발계획이 있을까 라는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럼 우주선은 뭐로 보내지라는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니 소유즈로 보낸다는 내용이 있어서 소유즈 발사체도 인터넷으로 찾아서 오려서 붙이면서 혼자 놀았던 거 같아요.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꿈을 키우는 것에 좋은 소스를 주셨어요.


Q. 초, 중, 고등학교 때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A. 학교 공부는 적당히 하자는 주의였어요. 예를 들면 항상 저의 시험 목표는 95점 정도였어요. 한두 개 정도 틀려도 괜찮다는 느낌으로 살았어요.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았는데, 그게 뭐냐면 실험입니다. 유치원 다닐 때는 재미없는 걸 하는데 초등학교에 가면서 가장 설렜던 건 실험을 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언제 그런 걸 배울 수 있지 기대하며 학교에 갔는데 저학년 때에는 실험이 없었습니다. 3학년 들어갈 때 실험관찰 책이 있는데, 실험은 많은데 그걸 학교에서 일일이 다 하지 않는 점이 아쉬웠어요. 어느 날 실험을 그냥 나 혼자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험기자재 파는 곳을 알아내서 어머니하고 다양한 실험 기자재를 사 왔어요. 그리고 방에 붙은 발코니에 책상을 가져다 놓고 실험기자재들을 쭉 가져다 놓고 실험하며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동아리를 만들 수가 있었어요. 그때 천문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학교 망원경이 안 좋았기 때문에 어머니께 말씀을 드려서 망원경을 따로 하나 샀어요. 8인치짜리 반사 망원경을 사서 학교에 가지고 가서 친구들과 별을 같이 보았어요. 기억에 남는 건 2012년에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망원경을 학교 정문에 가져다 놓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보여줬던 기억이 나요. 그날은 선생님께서 배려해 주셔서 학교 수업 하나도 안 들어가고 정문에서 그것을 한나절 내내 봤던 기억이 나요.


Q. 동아리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활동이 더 있나요?

A. 당시에 풍선을 성층권까지 보내서 지구 사진을 찍는 게 유행했는데 이걸 직접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어요. 당시 과학 선생님께서 기상청에 전화해 주시면서 저희를 지지해 주셨어요. 핸드폰 카메라로 영상을 몇 시간 동안 찍고 싶었는데 당시 휴대폰은 영상을 오래 찍는 기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앱 잘 만드는 친구가 영상을 분할 저장하는 앱을 만들어서 휴대폰이 꺼져도 기록이 남도록 코딩했습니다. 문제가 한 가지 더 있었는데 상자 내부에 열을 유지하기 위해 핫팩을 넣을 일이었어요. 핫팩은 철이 산소와 반응해서 산화되면서 열이 나오기 때문에 우주에서 기능을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인산철 배터리를 잔뜩 사서 납땜한 후 잔뜩 넣고 무게를 맞춘 후 풍선을 날렸던 기억이 납니다. 돈이 없어서 많이 만들지는 못하고 두 개를 만들었는데, 그중에 하나를 찾았어요. 특정 고도 아래로 내려오면 스스로 발신 신호를 잡아서 자기 위치를 이메일로 보내도록 앱을 짰는데,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다고 메일이 왔어요. 선생님 차를 타고 동아리원들과 삼척에 가서 나무에서 구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영상은 아직도 동아리 유튜브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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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업은 어떻게 하시게 되셨나요?

A. 처음부터 창업하려고 한 건 아닙니다. 예전부터 로켓은 계속 만들었는데요, 예전에는 거의 제 사비로 만들거나 같이 만드는 친구들과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서 로켓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큰 로켓을 만들고 싶었고,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어요. 처음에는 회사가 아니라 사단법인 형태로 팀을 만들려고 했는데 과기부의 허가도 필요하고 로켓 개발자금을 끌어올 방법이 불분명했어요. 그래서 차라리 로켓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생각에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아직 고등학생 때였어요. 2016년에 창업팀을 시작했고, 지금 하는 회사는 2018년에 창업했는데 대학에 와서 처음의 창업팀을 주식회사로 바꾸었습니다.

 

Q.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많이 발생했을 것 같은데,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A. 초창기에는 마음에 맞는 사람 10명 정도였기 때문에 조직 운영에 대해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던 거 같아요. 당시 어려웠던 점은 로켓 엔진을 시험할 곳을 구하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엔진 자체를 만드는 것도 물론 어려웠지만 그걸 시험하려면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해주는 설비도 필요하고, 불을 붙이면 시끄럽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초반에는 KAIST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학교에 입학해서 로켓엔진 시험장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더니, 시험 시설을 위한 부지를 마련해 주겠다고 학교에서 도움을 주셔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회사가 커지면서 조직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조금 더 권한을 줘야 하고, 어떤 사람은 그런 권한을 원치 않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잘 헤아리고 사람들 간의 마찰을 줄이면서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게 현재는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Q. 회사를 이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다양한 지식과 능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본인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사실 저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남들보다 유일하게 낫다고 생각하는 점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을 보면 마감에 압박을 받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그러한 스트레스가 늦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할 일이 되게 많아도 어떤 사람들은 '진짜 이거 언제 다 하지?'라며 막막해하는데 저는 ‘그냥 하면 되지’라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로켓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시험 비행하고 실패하면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는데, 저는 “빨리 하나 더 만들면 되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버릇이 있어요. 이게 저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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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페리지에서 만든 블루웨일이 성공적으로 발사를 마쳤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블루웨일의 발사가 주는 의미가 무엇입니까?

A. 일단은 우리나라 민간 최초 액체 로켓이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세 번을 쐈는데 한 번은 실패하고 두 번은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는 전자장비나 소형엔진들은 저희가 더 큰 발사체 상단으로 쓸 계획입니다. 이런 점들을 미리 테스트했다는 기술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KAIST와 협력해서 시험 로켓을 제작해서 제주도에서 시험발사를 하고 학생들이 그 위에 교육용 페이로드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직접 로켓을 만들고 그걸 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Q. 이런 초소형 발사체가 하는 역할이 무엇이고 앞으로 이런 것들이 왜 필요한지, 전망은 어떤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발사체의 기술적인 것을 빼고 기능적인 면만 보면 로켓은 ‘우주 택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가 지구궤도에 떨어지지 않는 무언가를 올려놓고 싶을 때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일한 운송 수단이 로켓인 것입니다. 그리고 로켓이 올려주는 화물은 대부분 인공위성입니다. 현재 우주에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은 우주정거장밖에 없으므로 지금은 주로 인공위성들을 우주로 많이 보냅니다. 예전의 인공위성은 크기가 컸지만, 지금은 점점 작은 크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작은 인공위성들을 하나씩 올려 줄 수 있는 인공위성 발사 수요도 나오고 있고요. 저희는 그런 초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해 주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초소형 위성들은 대형 로켓으로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데 이것들이 공기 저항으로 돌다가 지구로 떨어지는 일이 생겼을 때, 떨어지는 인공위성들의 수량이나 위치는 산발적입니다. 이런 문제를 소형발사체가 해낼 거로 생각합니다.

또 하나, 왜 우주로 로켓을 보내느냐에 대한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별 목적은 없지만, 해외여행을 다닙니다. 공간이 거기 있으니까 사람이란 존재는 가고 싶은 거거든요. 우주는 지금 당장 사람이 가기는 위험하니까 위성을 보내는 거예요. 진짜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넓은 공간이 지구 밖에 있어요. 인간으로서 안 갈 이유가 없죠. 그 시작점이 소형 발사체 및 로켓에 관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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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다닌 것으로 압니다. 한국과 캐나다 교육을 모두 경험한 사람으로서, 한국교육이 바뀌었으면 하는 게 있나요? 

A. 저는 정성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몰라도 당당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회사에서 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을 보면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은 지식면에서는 굉장히 뛰어납니다. 예를 들면 발사체에 들어가는 추진체 탱크를 만들 때 어떤 규격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하는데 자기의 주요 지식 분야 바깥으로 조금 벗어났을 때의 반응이 한국 엔지니어와 외국 엔지니어 간에 극명하게 갈린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모든 걸 알 수는 없습니다. 결국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엔지니어들은 자기가 모르는 것이면 일단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본인이 자신 있게 의사결정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설을 세우고 진짜 풀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의하고, 알고 있는 것들로부터 도출해낼 수 있는 가설을 세워요.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을 취한 후 그 액션 아이템을 완수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결과가 뭐고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다면 가설을 버릴지 아니면 수정할지 같이, 모르는 것들에 대한 의사결정들을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다는 게 외국 학생들이 우리나라 학생들과 대비되는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식을 하나라도 더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데,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훨씬 많고 뭔가를 만들 때 결국에는 남들이 안 가본 길을 먼저 개척하면서 가야 하는 거잖아요. 남들이 안 가본 길로 가야 한다는 가정 자체가 지금 우리 교육은 빠져 있지 않냐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은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길로 잘 안 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검증된 길, 누군가가 선례를 만들어온 일들에 대해서만 하려 하고 그저 fast follower로서 투자를 많이 해야 된다 라는 이야기를 주로 합니다. 근데 그렇게 해서는 치고 나갈 수 없어요. 새로운 것들을 해내는 경우를 보면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안 될 수도 있는 일에 계속 어떤 사람은 올인하고, 남들이 저런 건 왜 하지,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사람들이 그런 것들에 나서서 투자하고 돈을 쓰고, 자기 인생을 바치고 하는 것들은 어떻게 보면 ‘실패해도 괜찮다’라는 낭만이 밑에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젊은 나이에 어떻게 이렇게 큰 생각을 하면서 이런 일들을 하고, 어떻게 집중하고 있는지 하루 생활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A. 저는 밤에 생각이 잘 되는 편이라 회사에 늦게 출근합니다. KAIST 학생들 자체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거든요. 학교생활이 늦은 시간에 활동하는 것에 길들여지게 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한 오전 10시쯤 나와서 회사 일을 보고 밤 12시쯤 들어가는 것 같아요. 들어가면 저는 보통 2시쯤에 자는데 그사이에는 집안일을 좀 하고, 그다음에 책을 한 1시간 반 정도 읽다가 자곤 해요. 책 대신에 요새는 유튜브로도 되게 좋은 정보들이 많이 나오기 유튜브 채널 스콧 맨리(Scott Manley)의 우주와 관련된 논평 영상을 보기도 합니다. 그 외에 우리나라 뉴스 기사도 보다가 잠을 잡니다.

회사에 나와 있는 동안, 오전에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10시부터 오후 6, 7시까지는 주로 결정해야 하는 것들을 엔지니어들과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할당합니다. 늦게 들어가는 직원도 여덟 시 정도에는 들어가기 때문에 나머지 약 4시간은 제가 할 일을 하는 시간입니다. 저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부 기능하기 때문에 제가 설계해야 하는 부분을 설계하고 다음 날 제가 발표할 회의 자료를 만들거나 다음날 업체 출장이 있다면 관련된 자료들을 조사해보는 것으로 주로 시간을 씁니다. 저는 토요일까지 회사에 나오고요. 주말에는 좀 늘어지게 자거나 데이트하거나 아니면 영화를 보면서 일요일을 지냅니다.


Q. 신동윤 대표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지금 저희 회사에서 주력하고 있는 두 가지 일이 있습니다. 저희 발사체는 2단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누리호는 3단인데 저희는 민간기업이다 보니 발사체를 조금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발사체를 올릴 수 있는 투입 중량 효율이 좀 낮아지더라도 단수를 줄여서 복잡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첫 번째 목표는 2단 발사체 전체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아래 1단의 주엔진 개발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업무를 지금 계속 진행하고 있고요. 내년쯤에는 아마 전체 시스템 시험발사를 진행할 것 같아요. 그 일이 올해와 내년의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전체를 다 만들어서 발사해야겠죠. 한 2년 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연구개발은 굉장히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이어 나갈 사람들을 채용해야 하는 일들이 목표입니다.

더 장기적으로는 10년 정도 후가 될 것 같은데 조금 더 큰 로켓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도 보낼 수 있게 된 후의 업그레이드된 발사체를 계획하고 있는데요, 결국에는 사람을 태우는 로켓을 만들고 싶어요. 수직으로 발사되는 로켓들은 많은 사람을 우주로 태우고 나가기에는 조금은 비효율적이고 사람들이 접근하기에 제약이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비행기 형태의 그런 우주선이 돼야 하지 않을까 구상하고 있습니다. 공항 활주로에서 떠오르는 로켓이죠. 그런 게 아마 우주여행의 미래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좀 해 보고 있고 그것도 틈틈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Q. 뉴스레터를 읽는 독자들을 중에 초, 중, 고 학생들이 많이 있어요. 이 학생들을 위해서 내 인생의 책 한 권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얼마 전에 읽은 책 중에 굉장히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는데요. ‘에릭 버거’라는 저널리스트가 쓴 ‘리프트 오프’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원서로만 있다가 얼마 전에 번역이 되어 국내로 출판이 됐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 X를 차리면서 겪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들을 담은 책입니다. 읽으면 굉장히 재미있고요. 꿈 같아요. 로켓을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젊은 엔지니어들이 모여서 밤늦게까지 재미를 느끼며 일하고 로켓을 만들어서 실험했는데 막 실패하고 그런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근데 그렇게 아슬아슬한 여러 고비를 넘겨서 발사에 성공하는 장면까지를 다룬 책이거든요. 이게 엔지니어다라는 느낌이 드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이런 길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그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인 거 같아요. 정말 가슴 설레는 책입니다. 꼭 읽어 봤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우리나라 학생들은 많은 것들을 배우고 공부할 것들도 많잖아요. 이런 말이 좀 빈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공부하는 시간만큼이나 자기 생각을 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생각을 많이 하고 자기 언어로 그 생각들을 받아들이고 비판적으로 그것들을 머릿속에 넣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조금 더 스트레스에 강하고 조금 더 새로운 일들을 스스로 할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고요. 비판적인 사고를 하고, 자기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일단 한번 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게 제가 볼 때는 앞으로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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