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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증강지능의 도약을 위한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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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Issue 작성일22-09-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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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증강지능의 도약을 위한 발판 


조성호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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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강지능: 인간의 능력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인공지능이 우리와 별개의 존재가 되는 것을 피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


  2017년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겠다고 선언한 기업 뉴럴링크의 계획에 대해 한 트위터 유저가 질문하자, 뉴럴링크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 남긴 답변이다. 이후로도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하며,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자 인공지능과 인간 두뇌의 일체화를 통해 인간의 지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뉴럴링크의 궁극적인 목표임을 지속해서 밝혔다. 즉, 인공지능으로 인간을 대체하는 대신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능력을 발전시킨다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이제 어느 정도 친숙하게 느껴지는 단어이지만, 증강지능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증강지능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증강지능이란,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을 통해 인간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언뜻 생각하면 낯선 개념이지만, 증강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일상 속 증강지능의 대표적인 예로는 유튜브(YouTube)의 영상 추천 알고리즘을 들 수 있다. 인간이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별로 가장 적합한 영상이나 광고를 추천하는 일은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증강지능이지만, 증강지능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예시와 같은 간접적인 형태 외의 직접적인 형태로도 인지능력이 향상돼야 한다. 하지만 직접적인 인지 능력의 발전을 논하기에 증강지능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증강지능이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을 전제로 하는 만큼, 증강지능이 더욱 직접적인 형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을 원활하게 하는 도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일체화를 꿈꾸는 일론 머스크가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의 연결고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란 인간의 뇌와 컴퓨터가 직접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목표로, 뇌의 뉴런(Neuron,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수집한 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뉴럴링크, 브레인게이트 등 다양한 단체들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상용화를 위해 두뇌에 부착이 가능한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생각만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여러 연구팀에서 뇌의 내부에 전기신호 측정이 가능한 전극을 부착해 쥐와 돼지의 뇌 신호를 수집하는 것에 성공했고, 이 신호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분석해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뉴럴링크에서 원숭이가 뇌파만으로 비디오게임을 즐기는 영상을 공개하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 이 기술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지마비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제어해 물을 마시거나 컴퓨터 커서를 움직여 타이핑을 이행하는 등의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1,2].


[그림 1]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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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  


  앞서 언급한 뉴럴링크와 브레인게이트는 뇌에 직접적으로 전극을 부착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뇌 속에 장치를 삽입하는 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Invasive BCI)는 뉴런 활동과 연관된 신호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용 전 별도의 수술이 필요하며 뇌 손상과 같은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아직까지는 상용화가 어렵다. 이에 뉴럴링크는 인간 대상 실험에 앞서 동물 대상 실험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브레인게이트는 기술의 대중화보다는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침습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 또한 활발한 연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인 뇌전도(Electroencephalogram, EEG) 기반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두피에 위치한 전극으로 뇌파를 습득해 별도의 수술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동물 실험이 주를 이루는 침습형 방식과는 달리, 비침습형 방식은 인간 대상 실험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자기 신체를 직접 움직이지 않고 움직이는 상상만으로 동일한 뇌 신호를 발현하는 운동심상(Motor Imagery) 패러다임이 주축이 돼,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기기를 제어하는 방식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3]. 비침습형 방식 또한 재활에 초점을 두어 뇌졸중, 신체 불구 환자를 위해 생각으로 제어하는 휠체어, 로봇 팔 및 외골격 로봇 제어 등이 연구되었고, 현재는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드론 및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게임에서의 제어 수단으로도 연구가 확장되고 있다 [4,5]. 이 밖에도 발화상상(Speech Imagery), 즉 실제로 소리를 내지 않고도 말하는 상상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로 사용자의 목적을 파악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등 사용자 의도 파악에 관한 연구가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6].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인간이 중심이 돼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림 2] 비침습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적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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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현재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재활 분야에서 환자들의 한계 극복 가능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미래 기술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움직이지 못하는 마비 환자들이 컴퓨터 키보드를 사용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이 입증됐다. 현 단계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장비의 축소, 사용자 의도 파악 정확도 향상, 침습형 인터페이스의 뇌 손상 최소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으나, 세계의 수많은 대학 및 연구기관, 기업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증강지능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한 인간의 능력 향상, 그리고 인공지능의 활용에서 인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함에 의의가 있다. 생각만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에 필요한 정보 및 행동을 각종 기기로부터 전달받을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을 직접 활용하고, 증강지능으로 인간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1] D. M. Brandman, S. S. Cash and L. R. Hochberg, "Review: Human Intracortical Recording and Neural Decoding for Brain–Computer Interfaces," in 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vol. 25, no. 10, pp. 1687-1696, Oct. 2017, doi: 10.1109/TNSRE.2017.2677443.

[2] Pandarinath, Chethan, et al. "High performance communication by people with paralysis using an intracortical brain-computer interface." Elife 6 (2017): e18554.

[3] Abiri, Reza, et al. "A comprehensive review of EEG-based brain–computer interface paradigms." Journal of neural engineering 16.1 (2019): 011001.

[4] LaFleur, Karl, et al. "Quadcopter control in three-dimensional space using a noninvasive motor imagery-based brain–computer interface." Journal of neural engineering 10.4 (2013): 046003.

[5] Choi, Jin Woo, Sejoon Huh, and Sungho Jo. "Improving performance in motor imagery BCI-based control applications via virtually embodied feedback."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127 (2020): 104079.

[6] Kaongoen, Netiwit, Jaehoon Choi, and Sungho Jo. "A novel online BCI system using speech imagery and ear-EEG for home appliances control." Computer Methods and Programs in Biomedicine 224 (2022): 107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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