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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원 탐방] 내 안에 있는 영재성을 찾는 곳, KAIST 과학영재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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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일반공지 작성일18-02-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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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과학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KAIST. 이런 곳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이라고 해서 대단한 학생만 모아서 교육시키는 곳일 줄 알았다. 얼마나 머리 좋은 학생을 뽑아서 얼마나 어려운 내용을 가르치는 걸까? 이창옥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장을 만나 살짝 긴장한 채 질문을 던졌는데, 웬걸? 돌아온 답변은 아주 의외였다!

 

수학동아 2월호 (사진=고호관 기자)
수학동아 2월호 (사진=고호관 기자)

“흔히 오해를 하시는데,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은 그런 목적으로 운영하지 않습니다. 영재를 가르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누구나 공부할 수 있게 가르치지요. 누구에게나 있는 영재성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겁니다.”

 

2017년 3월 부임한 이 원장은 머리 좋은 학생만 골라서 가르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에서는 두 가지를 많이 강조한다. 첫째, 호기심을 많이 가질 것. 둘째, 호기심이 동하면 바로 해결하려고 할 것. 이 원장은 “이걸 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지 영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주요 교육 프로그램인 사이버영재교육에는 선발 과정이 없다. 초등학교 5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사이의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해서 수강할 수 있다. 여기서 알아둬야 할 건 사교육과 같은 보조제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수강생에게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는다. 학교교육과정에 기반한 주요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한다. 온라인으로 교재를 내려받은 뒤 스스로 탐구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KAIST 학생으로 이뤄진 튜터가 학습을 지원하거나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지난해 사이버영재교육원에서 학습한 학생은 초중고생을 모두 합쳐 5600여 명에 이른다. 

 

➊ 방학 중에는 사이버영재교육 수강생 중 우수자를 뽑아 캠프를 진행한다. 겨울 캠프 참가 학생들이 열띤 분위기로 이창옥 원장의 특강을 듣고 있다. - 고호관 제공
방학 중에는 사이버영재교육 수강생 중 우수자를 뽑아 캠프를 진행한다. 겨울 캠프 참가 학생들이 열띤 분위기로 이창옥 원장의 특강을 듣고 있다.
참가 학생들이 암호에 관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창의적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카드를 이용한 확률 계산을 하고 있다. - 고호관 제공

 

수학, 물리, SW가 중요해


1993년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생긴 이래 수학과 교수가 원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 부임하고 보니 화학이나 생물 쪽 교육의 비중이 컸습니다. 아무래도 초중등 학생이 많은 영재교육이다 보니까 눈에 보이는 활동을 원하는 경향이 크거든요. 반면, 수학은 앉아서 공부해야 하니 캠프 같은 활동을 만들기 어렵고요. 제가 역점을 둬서 추진하는 사항 중 하나가 수학, 물리, SW교육 강화입니다.”

 

이 원장의 생각만 그런 게 아니다. 실제로 사이버영재교육 지원을 받아 보면 수학과 SW 과목을 신청하는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 분위기도 그런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도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학도 단순 수학이 아니라 다른 분야와 융합된 콘텐츠를 만들려 한다.

 

학기 중 주말이나 방학 때는 직접 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캠프도 여럿 운영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LG-KAIST 영어과학캠프와 제19회 LG생활과학아이디어공모전 본선작 특허출원캠프 등이 열리고 있었다. 영어과학캠프는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 중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모든 과정을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로 진행한다. 특허출원캠프는 LG생활과학 아이디어공모전에서 본선에 오른 학생이 참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킨 뒤 실제로 특허등록까지 마친다.

 

사이버영재교육을 수강한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여름, 겨울 캠프도 있다. 한 학기 동안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은 학생 중 우수한 학생을 뽑아 방학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이 캠프를 거쳐 가는 학생은 매년 300~400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각 지역 교육청 같은 외부 기관의 의뢰를 받아 캠프를 진행하거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캠프 참가 학생들이 스마트 시티 설계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고호관 기자)
캠프 참가 학생들이 스마트 시티 설계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고호관 기자)

교육뿐 아니라 연구에도 힘쓴다

 

KAIST 입학생의 10% 정도는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을 거친 경험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교육만 담당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영재 교육을 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교사 연수, 콘텐츠 개발, 과기정통부의 영재교육 정책연구 등 교육 외에도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영재가 있지만, 과학영재를 키우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가 발전을 위한다면 과학영재를 잘 키워놓는 게 중요합니다. 인재를 키우는 데는 두 가지가 중요하지요. 하나는 지식을심어주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식 외적인 면에서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바로 도전정신, 창의력, 혁신적인 생각 등이지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내 안에 숨은 과학, 수학 재능을 찾아보고 싶다면 이곳의 문을 두드려 보자.

 

  • 고호관 기자 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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