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내 PC 해킹하라” 시험 낸 괴짜 교수, KAIST 총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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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2-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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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KAIST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으로 뽑힌 이광형 KAIST 교학부총장. KAIST는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사진 KAIST]

18일 KAIST 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으로 뽑힌 이광형 KAIST 교학부총장. KAIST는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사진 KAIST]

“개혁하지 않는다면 KAIST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학내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세계 첫 뇌공학과 만든 이광형 교수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모델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

이광형(67) KAIST 신임 총장은 18일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KAIST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혁과 도전’을 취임 소감으로 중앙일보에 밝혔다. 올해로 개교 50주년을 맞은 KAIST는 이날 오전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제17대 총장에 이광형 교수(교학부총장)를 선임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 동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을 거쳐 총장으로 확정된다. 임기는 23일부터 4년이다.
 
이 신임 총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응용과학원(INSA) 리옹에서 전산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5년 KAIST 전산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한국지능시스템학회장과 한국미래학회장, 국회사무처 과학기술정책연구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 벤처 창업 대부’로 불리는 이광형 KAIST 신임총장에 대한 에 피소드를 담은 책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심재율 지음, 김영사).

‘한국 벤처 창업 대부’로 불리는 이광형 KAIST 신임총장에 대한 에 피소드를 담은 책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심재율 지음, 김영사).

그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최고 석학이기도 하지만 ‘괴짜’로도 유명하다. 1999년 방영한 TV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천방지축 교수’로 불렸던 박기훈(안정훈 분) 교수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당시 연구실에 TV를 거꾸로 설치하고, 짝짝이 신발끈을 매고 다니던 그의 실생활이 드라마에 고스란히 살렸다. ‘카이스트’를 집필한 송지나 작가는 “평소 보고 듣고 염탐한 이 교수의 어투·어록·에피소드를 (드라마에) 아낌없이 사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취임 일성은 ‘개혁’이다. 이사회에서 이 신임 총장은 “포스트 AI 시대를 대비하겠다”며 5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질문하는 리더를 육성하고, 지금껏 없던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는 연구를 지원하며, 인재·재정·경영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어 기술 사업화와 국제화를 강조하며 “KAIST의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총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신임 총장은 학내에서 ‘개혁 아이콘’으로 불린다. 교수 시절 그는 자신의 컴퓨터를 해킹하라거나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를 창조하라는 등 독특한 시험 문제를 냈다. 교학부총장직을 맡고 있는 그의 현 집무실에는 대학 조직도가 거꾸로 걸려 있다. 부총장으로서 섬겨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겠다는 취지다.
 
“괴짜가 필요하다”는 그의 소신은 KAIST가 경쟁 대학보다 선제적으로 새로운 학문을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2001년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을 융합한 바이오및뇌공학과를 설립했다. 뇌공학을 정규 학과로 지정한 건 KAIST가 세계 최초다.
 
특히 2013년 그가 설립을 주도한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미래학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국내 유일의 정규 학위과정이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창업자, 신승우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같은 1세대 벤처기업가가 그의 연구실 출신이다. 지난해 발간한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에 따르면 그의 연구실에서 학위를 받은 제자들은 7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신임 총장은 만 65세였던 지난해 정년퇴임하고 현재는 초빙석좌교수 자격으로 KAIST에 재직 중이다. 지난해부터 KAIST 교학부총장을 맡고 있다.
 
대전=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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