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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커뮤니케이터, 안 될 과학 "궤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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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Meeting-people 작성일23-06-2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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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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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알리는 플랫폼,

죽을 때까지 과학 소통을 하길 꿈꾸는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를 만나다


2023.05.10. 인터뷰 /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뉴스레터팀

글 / 김수민 학생 KAIST 무학과

사진·영상 / 강현민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들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공중파 텔레비전보다 스마트폰으로 개인 미디어 매체를 보는 것이 더 익숙한 현재이다. 그중 단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유튜브로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자리한 지 오래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자유롭게 올리거나 시청할 수 있는 구글의 콘텐츠 호스팅 웹사이트이자, 2023년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비디오 플랫폼이다. 전 세계 어디든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무료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특징은 영상을 올리는 사람의 무궁한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영상이 수많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해진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쩌면 그 영상 하나가 누군가의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미디어 매체가 가지는 특징을 최대한 활용하여 과학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84만 명의 구독자들과 함께 과학을 이야기하는 유튜버, 궤도를 만나보자.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안될과학”이라는 과학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라고 합니다.

 

Q. “안될과학”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궁금합니다

A. “안될과학”이라는 채널은 약학박사인 "약"님, 공학박사인 "공진"님과 같이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모여서 과학 관련 콘텐츠를 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영상을 찍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촬영과 팩트체크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먹방과 같은 기존 유튜브 콘텐츠와 비교해 사전준비 시간이 길다는 점과 검증에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과학 콘텐츠의 본질적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이 발전함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채널명을 안될 과학이라고 지었습니다. 부정적인 이름을 붙이는 것이 적절한가 하고 고민도 되었지만, 팬분들께서 세상에는 없어서는 안될과학으로 바꾸어서 불러 주셔서 긍정적인 의미로 잘 전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주 2회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진행하며 최대한 신속하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 놓았습니다. 일주일안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만큼 신속하되 정확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많이 모시고 있습니다. 라이브 방송은 13년 차, 유투브는 8년 차로 과학문화 대중화를 위해 달려왔습니다.


Q. “안될과학”에서는 어떠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A. 긴급과학이라는 콘텐츠로 시작했습니다. 대중들이 과학 이야기를 심도 있게 오래 듣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함축적으로 듣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5분 정도 되는 시간에 숨이 찰 정도로 빨리 말하여 설명 시간을 줄였고 대중들의 호의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짧은 콘텐츠에서 성공하고 나니 더욱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할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랩미팅이라는 형식이 이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되어 교수님과 랩장 연구원이 함께 이야기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특별한 점은 많이 알수록 하대하는 규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역 수직 토크쇼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관련 분야 유명한 석학들은 유치원생, 패널들은 연구원,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패널은 랩장, 시청자들은 교수님으로 지정하여 기존 랩미팅과는 상반되는 재밌는 토크쇼를 연출합니다. 이 콘텐츠를 시작한 목적은 대중들의 질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질문은 통상적으로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될 때가 많습니다. 또한 본인의 질문을 어리석은 질문으로 생각하여 질문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엉뚱한 질문일수록 우대해서 칭찬하고 존중합니다. 과학이 배려, 치유하는 학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아동들은 과학을 학문으로 접하다 보니 과학 자체를 어려워합니다. 이를 깨기 위해 과학을 문화로 즐기는 환경을 만들어줘 과학의 경이로움, 이를 위해 과학자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초점을 맞추고 감동을 주고자 합니다. 저희는 과학 자체의 매력을 느껴 스스로 관련 지식을 찾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문지기 역할을 합니다.


Q. 콘텐츠 제작할 때 있어서 여러 노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교육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콘텐츠를 시도하여 성공하고 실패하는 과정들이 있습니다. 반응이 좋았던 것은 떠날 과학이라는 콘텐츠입니다. 해외의 훌륭한 연구시설을 탐방하며 관련 과학을 설명합니다. 메테오 크레이터나 바이오스피어 투어를 진행했었는데, 일반인은 못 들어가는 곳까지 탐방할 수 있어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런 곳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연구시설뿐만 아니라 연구 성과나 과학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저희는 좋은 학습에 좋은 모델을 선보여 학교, 가정 교육에 있어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러한 모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하는 것을 지향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저희의 콘텐츠가 실제로 수업 때 틀어지고 영상 기반으로 강의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이 모델이 유효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며 감사함을 느낍니다. 저희도 이에 부응해 교육에 활용될 수 있는 영상도 많이 만들고 이런 저희의 비전에 공감하는 교육자나 전문가를 늘리는 것도 활동하는 목적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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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될과학 채널과 궤도님은 영재교육과도 많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재교육에는 어떠한 도움을 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단순히 성적을 잘 받는 영재가 모든 것은 아닙니다. 자신만의 새로운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영재라고 칭하는 등 영재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유명한 상을 받는 과학자 중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있었던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분들 전부가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압도적 모범생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을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 있는 분야에서 뛰어난 친구들이 구독자 중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한국에서도 꿈을 잘 펼칠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인기 있던 영상이 무엇입니까? 

A. 가장 인기 있던 영상은 양자역학 영상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이지만 과학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독자분들이 좋아해 주셨고 과학의 대중화에 생각보다 일상과 멀리 떨어진 개념들이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 찍은 130억 년 전에 만들어진 은하수 사진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오는 과학의 경이로움이 단순히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과학의 경이로움 만큼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것인가요

A. 푸앵카레의 난제에 대한 영상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위상수학에 관한 내용인데 대본을 만드는 데 9개월이 걸릴 정도로 공부를 오래 했습니다. 최종본이 40페이지가 나와서 이를 8페이지로 요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기준을 정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고 검증도 철저히 했습니다. 난제를 해결하다가 병을 앓으신 분들이 공감될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영상이 완성되어 업로드를 했는데 시청자가 만남을 요청해 왔습니다. 아버지뻘 되시는 분이 영상 대사를 달달 외우고 계셨습니다. 사회적으로 안정이 되어 매너리즘에 빠지셨던 분이었는데 어려운 영상을 보고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고 감사해하셨습니다. 제가 영상을 만들 때 타인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더욱더 신중하고 열심히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구독자들이 과학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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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궤도님께서는 과학자만큼이나 과학을 널리 알리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A. 저는 과학을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짜 주인공인 과학자분들을 알리기 위해서 대중들이 저를 더 많이 볼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과학 발전에 제가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훌륭한 과학자들께서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면 정책 결정권자로 하여금 좋은 환경과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영재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영재들은 많이 접하고 나서는 그들이 뭔가를 이루는 것에 도움이 되는, 응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가능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Q.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과학을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A. 과학은 원래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 때문에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 어려운 것도 스스로 해결해 낼 방법을 찾아냅니다. 그러나 지금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찾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어려운 것을 왜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과학을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문적인 교육은 긴 커리큘럼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희가 하지 못하고 아이들로 하여금 흥미를 갖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영재 학생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태도가 있을까요? 

A. 영재에 매몰 되어있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내가 우월하니까 학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또 다른 부류는 그저 이 분야가 좋기 때문에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소위 너드라고 부르는 학생들이죠. 두 부류 모두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성취감을 느끼는 영역이 다릅니다. 첫 번째 부류는 타인과 비교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과학 커뮤니케이션에서 배려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뛰어나서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맡은 역할이기 때문에 이것을 공유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대중이 이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결국은 따뜻한 관심으로 본인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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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꿈이 있으신가요? 

A. 목표는 죽을 때까지 과학 소통을 하는 것입니다. 플랫폼은 바꾸어도 콘텐츠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수학자 오일러는 리만가설이라고 불리는 소수의 패턴을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는 알고 있는 소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해서 손으로 계산해서 다섯 자릿수까지 소수를 찾아냈습니다. 계산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어서 결국 한 눈이 멀게 되지만 남은 눈으로 또 계산을 해서 양쪽 눈을 멀게 됩니다. 시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오일러는 암산으로 소수를 계산합니다. 그가 죽었을 때는 친구가 추도문으로 그의 죽음이 드디어 그의 계산을 멈추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저도 이에 영감을 받아 죽음으로 밖에 과학 이야기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궤도님의 인생 책은 무엇입니까?  

A. 코스모스입니다. 제 책도 두 권 있지만 코스모스 같은 경우는 천문학의 바이블입니다. 칼 세이건이라는 위대한 천문학자가 우주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칼 세이건이라는 사람이 우주에 대해 갖고 있는 가치관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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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GIFTED TIMES를 구독하는 전국에 계신 중고등학생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궤도입니다. 전국에 계신 중학생, 고등학생 여러분. 여러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는 아주 훌륭한 새싹입니다. 여러분들이 노력해 주셔야 인류가 영원할 수 있습니다. 끝까지 노력해 주시고 중요한 것은 지금 100점 맞는 게 아니고 내가 이것을 얼마나 재밌게 즐기고 있느냐? 입니다. 훌륭하게 자라나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인류에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궤도가 전하는 것은 과학지식만이 아니었다. 달콤한 휴식 때마저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과학을 풀어내는 그들이 있기에 미래의 과학 비전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한 사람이 혼자서 꿈을 꾸면 그것은 그저 꿈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두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 –돔 헬더 카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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