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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영재들의 학습 습관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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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Top-story 작성일23-09-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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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5.]


카이스트 영재들의 학습 습관 챌린지



이성혜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영재교육센터장


 누구에게나 중요한 습관 


  최근 한 언론에 2022년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님의 습관이 소개된 적이 있다. 화려한 수상 경력과는 다르게 최근 기사(동아일보, 2023. 6. 9)에서 소개된 교수님의 실제 일상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 그 자체였다. 


  허준이 교수님은 매일 아침 3시에 일어나서 조용히 명상이나 조깅을 하고, 오전 9시에 학교에 도착해서 연구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오후 5시에 퇴근하여 오후 9시에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한다. 점심시간에는 똑같은 식당의 똑같은 메뉴를 반복해서 먹는데, 이렇게 같은 생활 패턴을 반복하고 같은 메뉴로 식사하는 이유는 연구에 몰입하기 위해 다른 불필요한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연구실 책상 위에는 노트, 샤프펜슬, 우유 팩, 모래시계만을 두어 자극이 될 만한 요소를 제거하는 것 또한 같은 이유다. 모래시계는 교수님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인 15분을 재는데 사용되는데, 깊은 생각이 필요할 때마다 한번 뒤집어서 집중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뒤집어 놓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하신다. “집중력이 약한 제가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이 모래시계로 잴 수 있는 15분”, “깊은 생각이 필요할 때는 모래시계를 한 번 뒤집어서 집중했다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뒤집는 과정을 반복하며 연구한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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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609/119685315/1] 


  연구할 때는 좋아하는 노래를 듣지 않는데, 이 역시 연구 이외의 것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서이다. 허준이 교수님의 모든 일상은 연구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연구에 몰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구에만 집중하기 위해 자신만의 습관을 매일매일 실천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즐겁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학이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카이스트 영재들의 학습 습관 


  ‘우수한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는가? ‘공부의 왕도’, ‘1등의 공부법’, ‘카이스트 공부법’과 같이 최상위 학생들의 공부 습관을 소개하는 영상과 책이 넘쳐난다. 


  카이스트 영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경우 대체로 매우 명확한 관심 분야나 주제가 있으며, 관심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학습 동기와 목표가 높은 편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 지식을 확장해 나가면서 파고들거나, 질문이 해결될 때까지 깊게 몰입하여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이 학생들도 공부 방법에 있어서는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통해 살펴보니 공부를 잘하기 위한 비법이 있기보다 자신을 잘 이해하고 적합한 공부 방법과 환경을 선택하는 데 있어 우수하다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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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재 학생들의 대표적인 공부 습관 한 가지를 살펴보면 ‘아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 구분을 통한 선택과 집중 학습’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을 구분한다는 것은 메타인지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습한 결과를 지속해서 확인하면서, 아는 내용은 빠르게 넘어가며 이해하지 못한 내용에 집중한다. 아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을 구분하기 위해 백지에 자신이 배운 내용을 설명하며 써보거나(White-paper Writing Skill),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친구들에게 가르치듯 설명하면서(learning by teaching) 학습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은 친구들에게 공부한 내용을 설명할 때가 있는데,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하면서 배운 내용이 기억나고, 더 이해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학생은 수업 시간에 노트필기를 하기보다는 이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해 가면서 백지에 선생님이 되어 설명하며 써보면, 그것이 진짜 내 것이 되고, 어떤 부분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학습 시간이나 환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특징이 있다. 한 학생은 내용 단위의 공부 계획보다 시간을 정해놓고 가능한 한 집중하며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내용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세울 경우 자신이 할 수 있는 양을 정확히 알기 어려워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집중을 잘 유지하기 위해 자신이 학습에 방해되는 요소를 스스로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이러한 요소로부터 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공부에 집중하게 만드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방해되는 환경적 요소를 차단하여 학습에 몰입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는 앞서 허준이 교수님의 습관에서도 잘 나타난 특징이다. 


 카이스트 '하루 습관 챌린지' 


  누구나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무엇인가를 꾸준히 실천하는 데에는 많은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신년 계획을 세우지는 이를 끝까지 실천하는 사람은 8% 정도라고 한다. 


  공부 습관 만들기는 좀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카이스트 ‘하루 습관 챌린지’는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함께 참여하여 습관을 만들고 유지하는 모임이다. 챌린지에 참여한 학생들은 습관이 왜 중요한지,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어떤 학습 습관들이 있는지 등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매일 습관을 실천하고 인증하며, 친구들과 실천한 내용을 온라인에서 공유한다. 인증한 결과는 일주일에 한 번씩 전체 참가자에게 공지된다. 습관 챌린지는 8주간 진행되며, 학생들이 좋은 습관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인 꾸준하게 실천하기를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습관 챌린지에는 공부를 하긴 하지만 왜 하는지 모르는 학생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 방법이 고민인 학생들, 노력은 하는 데 성적이 잘 오르지 않은 학생들, 게임이나 유튜브를 너무 오래 해서 고민인 학생들, 뭔가 스스로 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 이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하루 습관 챌린지’는 2022년 1학기에 시작하여 현재 3기 참여자를 모집, 운영하고 있다. 특히 3기 챌린지는 클라썸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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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습관 챌린지'는 학생들의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었을까? 


  습관 챌린지 참가자들은 스스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습관을 선택하여 참여한다. 이 점이 습관 챌린지 성공 비결 중의 하나였는데, 습관 챌린지를 성공한 학생들은 스스로 습관을 선택하고 계획을 세워 참여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매일 열심히 실천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행동할 때, 스스로 부여하는 책임감이 더해져 행동이 지속해서 유지되고 습관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학생들이 실천한 습관은 문제집 풀기, 책 읽기, 노트 정리와 같은 공부 습관뿐만 아니라 매일 기상 시간 인증하기, 책상을 정리해서 깨끗한 책상 사진 찍어서 올리기, 매일 자신을 칭찬하는 한마디 쓰기, 핸드폰을 부모님께 맡기고 공부한 시간 인증하기, 글씨 쓰기 연습 등 매우 다양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매일 습관 인증하기', '누적 숫자 기록하기', '친구들과 함께하기'를 통해 자신의 습관을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경쟁하면서 더욱 열심히 실천하게 되어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매일 실천한 습관을 인증하는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 자체로 성취감을 느끼며, 다른 친구들의 습관을 보면서 배우고 더 열심히 실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참여자들은 만나본 적 없는,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서로의 추천과 조언, 피드백, 공감, 칭찬 등을 통해 노력을 인정받고, 지속해서 동기를 유지하고 결과적으로 습관 챌린지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루 습관 챌린지'가 끝나고 학생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챌린지 참가자들은 본인이 선택한 학습 습관을 실제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8주라는 시간동안 매일 습관을 실천하는 끈기를 보였다. 더불어, 참가자들은 습관 형성이라는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되는 행동들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하루하루 눈 앞에 유혹을 이기고 습관을 실천하는 작은 성공 경험을 하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쌓아갈 수 있었다. 즉, 참가자들은 챌린지 참여를 통해 자신만의 학습 습관을 형성했을 뿐 아니라, 그릿, 자기통제력, 자기효능감이 향상된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인터뷰를 통해 습관 챌린지를 통해 습관을 형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서 이룬 성취감을 통해 자신감과 끈기를 키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참여자는“끝까지 참여하지 못한 친구들도 있는데, 저는 목표를 달성한 거잖아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저 스스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 굉장히 자랑스럽고요, 앞으로 어떤 목표를 설정한다고 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습관 챌린지에 성공한 학생들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을 갖게 되었다. 습관 챌린지를 성공한 경험이 또 다른 습관에 도전해서 성공하고자 하는 동기가 된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한번 참여해 보고 싶어요. 처음이라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두 번째 할 때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지 스스로 예측할 수도 있고,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방법도 어느 정도 알 것 같거든요. 다른 친구들이 선택했던 습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고,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실천한 습관이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기대였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끝까지 해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만의 학습 습관 만들기 


  많은 학생은 나한테 맞는 공부 방법을 찾고 이를 습관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럼, 학습 습관 만들기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첫째, 내가 하기 싫고 못 하는 것을 고치기 위한 것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는 게 좋다. 수학 문제 풀이가 너무 싫은데 수학 공부부터 시작하면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다. 대신 좋아하는 과목으로 먼저 시작한다면 공부를 시작하는 마음이 조금은 더 가벼울 것이다. 둘째, 작은 습관으로 시작해야 한다. 당장 지금 시작해도 부담이 되지 않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꾸준함의 비결이다. 보통 습관이라고 하면 습관의 결과를 생각하고 내가 갖고 싶은 습관을 목표로 하게 된다. 대개 크고 거창한 습관들이다. 하지만 실천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면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매일 해도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 작은 습관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습관을 지속함으로써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성공의 경험’이다.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번 이뤄보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이뤘다는 경험은 또 다른 것에 도전하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이처럼 작은 습관들을 지속하고 성공하는 것은 스스로 가치 있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자신감 향상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습관에 도전할 수 있는 가장 큰 동기가 된다. 실제로 습관 프로젝트 1기에 참여한 후 2기, 3기에 지속해서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무엇보다 학습 습관 만들기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나에게 어떤 습관이 필요한지, 나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시급한지, 좋은 습관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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