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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영재교육에 대한 세계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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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Top-story 작성일23-12-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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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7.]


21세기 영재교육에 대한 세계적 시각 


조석희  

미국 St. John's University 교수


※ 본 원고는 “2023 사)한국영재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조 강연”을 발췌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전 세계가 글로벌화됨에 따라 교육은 몇 가지 문제를 안게 되었다. 각 국가 간 격차가 커졌고, 국가 간의 기술 격차로 인해 교육 접근성의 격차 또한 확대되었으며, 이로 인해 교육 기회의 불균형이 생겼다. 또한 국제적으로 교육이 표준화됨에 따라, 다양성과 개성이 흐려짐은 물론이고, TIMSS나 PISA와 같은 표준화된 시험에 의한 국가 간 순위 매김으로 인해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상위권을 다투던 핀란드는 최근 Holistic approach 교육 접근의 시도를 통해, 국제학업성취도의 성취도는 낮아졌지만, 더 이상 평가를 위한 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글로벌화에 대한 준비의 부족으로, 국가 간 문화적, 언어적 장벽은 여전히 존재하며, 일부 국가의 경우, 교육의 상업화로 인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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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영재교육 분야에도 교육의 목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첫째, 글로벌 시민 역량의 강화 및 국제적 관점이 강조되고 있다. 영재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과 국제적 협력과 이해를 드높이며,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대처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영재교육 대상자의 양적 확대 및 대상 학생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소외 영재 집단을 대상으로 영재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및 다문화 가정의 영재 자녀들을 위한 정책 수립 등, 보다 다양한 영재들에게 영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영재교육 수혜자를 늘리는 한편, 수월성(Excellence)에도 초점을 두어, 최고와 최상의 성과를 목표로, 소수 정예를 위한 프로그램 또한 제공하고 있다. 


 세계화는 영재교육의 방법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우선, 국제 교류와 연계된 교육이 활발해지고 있다. 영재교육 프로그램에서 국제 교류 및 국제 프로젝트가 다양해지는 한편, 다른 국가 영재 학생들과의 협력과 교류가 많이 늘어났다. 


 외국어 교육 또한 강화되고 있다. 국가마다 외국어 교육이 강화되어, 듀얼 랭귀지(dual Language)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고,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 이해가 함께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교육 콘텐츠와 자료들이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담은 자료와 콘텐츠 등을 통해 세계 각지의 지식, 관점, 문화를 습득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영재교육 방법 또한 많이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고도 영재들을 위한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고, 미국은 학부모 부담으로 소수의 학생을 위한 다양한 영재교육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영재교육의 목표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학습자의 수준, 속도, 관심사에 맞춰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개별 맞춤형 영재교육이 활성화되었다.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협업 능력과 글로벌 시각의 계발 또한 강화되고 있다. 


 영재교육 방법에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디지털 학습 도구를 활용한 게임 기반 학습이나 가상현실이나 증강 현실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온라인 교육 및 원격 학습이 현실화되어, 교육 기회가 유연해지고 학생들의 접근성이 증가하였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영재 학생들의 학습 스타일과 교육적 수준에 맞춘 교육의 제공이 가능해졌다. 온라인 학습 도구의 발달로 온라인 토론, 공동 프로젝트, 그룹 작업과 같은 참여형 학습과 협력 기반의 수업 등의 방법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영재의 개념에 대해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영재의 판별 및 프로그램의 다양화, 영재교육 대상자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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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재교육 및 재능교육 분야의 연구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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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는 상위 1~3%의 높은 IQ를 가진 사람을 영재라고 여겨 지능지수를 확고한 잣대로 생각하였고, 한번 영재로 인정받으면 영원한 영재라고 생각했다. 타고난 재능을 중시하였고,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의 학생들이 영재로 판별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영재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교사만이 영재교육을 담당하여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에 영재의 정의와 개념이 복잡해지고 변화하면서, 영재는 타고난 지능만이 아닌 유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며, 사회의 변화와 함께 영재의 개념도 변화되는, 사회적으로 구축된 개념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또한 영재성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고 지속해서 발달하고 변화하는 것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어려움에 있는 학생들의 재능발굴에 초점을 두게 되었다. 일반적인 영재교육보다는 특정 분야의 재능교육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영재집단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양산하며,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게 되었다. 모든 아동이 재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재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하였고, 모든 일반 교사가 영재의 판별과 교육에,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보게 되었다.


 특수 재능교육(Talent Development Mega Model)  


 이 모델은 혁신적인 변혁을 통하여 우리 삶의 질을 탁월하게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세계적인 수준의 재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영재들이 특정한 영역의 재능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우수한 지적인 능력과 함께, 창의성과 과제집착력 같은 사회·정서적인 요인이 필요하며, 교육의 기회 및 재능 발휘의 기회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각 재능 분야별로 재능의 발달 시작과 정점 및 종료 시기가 다르지만, 특수한 영역의 재능을 계발하기 위해 재능 계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영재들은 이 기회를 잡아, 끈기 있게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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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국가는 특수 재능의 발달을 위해 제도적인 장치들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과학영재교육원, 과학고등학교, 과학영재학교, 과학예술영재학교 교육, 예술 영재교육원 등이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국립 수·과학대학 고등학교 (National University High School in Math and Science), 스포츠 고등학교가 있으며, 예술고등학교에서의 재능계발을 위해 대학까지 별다른 입학시험 없이 지속해서 연계하고 있다. 캠프, 카니발, 대회, 현장학습 등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심화 프로그램들, 예를 들면, Creative Arts Program, the Moot Parliament Program, the Science Research Program, the Defense Science Program, and the Biotechnology Program 등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과학예술영재학교 (Israel Arts and Science Academy)를 두어, 과학과 예술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재능 계발의 기회를 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마그넷 스쿨 등에서 음악, 과학 등 특정 분야의 재능 중심 교육과, 전 과목 속진, 또는 수학 속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양한 기준과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일반 학생들과는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다양한 특수목적고등학교(Specialized High Schools)들이 있어, 특정 영역의 재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Advanced Academics Model)  


 수월성 교육은 모든 영재에게 적절한 도전적인 학습 내용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로 초, 중, 고교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각 지역과 학교의 교육적 필요에 따라 적절한 프로그램을 선정하거나 디자인하고 있으며, 주로 월반, 심화, 과목별 속진, 융합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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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월성 영재교육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걸쳐 실시되는 렌쥴리의 학교 전체 심화학습 모델(Schoolwide Enrichment Model)을 들 수 있다. 이 학교에서는 렌쥴리 모형으로 서로 다른 수준의 능력, 취미, 학습 스타일을 가진 학생들에게 차별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중학교 수준에서는 과목별 수준별 프로그램(Regular, Honor courses)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고,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IB 프로그램과 Honor 과목, AP 과목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상위 1% 이하의 학생들에게 유사한 영재 프로그램(GEP like programming)을 제공하고 있으며, 고교에서도 통합 영재교육 프로그램(Integrated Program)을 제공하여 대학까지 지속해서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영재교육(Equity Model)  


 여러 환경적인 제약으로 자기 잠재력을 펼치지 못한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영재교육은 잠재력의 최대 계발을 목표로 한다. 그들은 잠재력은 높으나 현재의 성취 수준이나 수행 정도는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다. 영재교육에서는 그동안 기회나 동기의 부족, 교사와 부모의 낮은 기대치 등으로 인해 잠재력을 계발하지 못한 잠재적 영재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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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해 가능한 한 어린 시기에 영재들을 발굴하고, 일반영재들과는 다른 별도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되, 집단별로 각기 다른 교육적인 필요를 반영하도록 한다. 각 나라들은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 민간재단에서 소외 영재들을 위해 후원하고 있으며, Fair Talent, Talent Im Land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에서 Javits Grants로 5년에 한 번씩 프로젝트당 25억 내외의 예산을 총 8-10개 프로젝트에 나누어 지원하고 있다. 이 예산으로 Project HOPE, Project BRIDGE, Project WINGS, Project TEAMS, Project Synergy, Project WHEEL 등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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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도전과 해법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초등 및 중학교 영재교육을 살펴보면, 아직도 초, 중학생 대상 영재교육의 기회가 부족하다. 특수 재능교육, 수월성 교육, 소외 영재교육 등의 기회 등이 모두 부족하며, 아직도 많은 영재가 자신에게 적절한 도전적 환경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발굴하고, 계발하는 기회가 부족한데, 이는 어린 시기부터 특정 분야의 재능 계발을 시작할 때의 장점과 문제점을 고려한 교육 방법의 개발이 미흡하고, 영재학생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상담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비해 낮아진 현재의 학생 비율과 같은 교육환경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한국 초·중학교에서의 영재교육 해법을 제시해 보자면, 


 우선, 특수 재능 분야의 교육을 확대하고, 정규 교육 과정 내외에서 즐거운 놀이로 영재교육을 시작하고, 교내·외의 다양한 클럽 활동을 통해 특수 재능의 발굴 기회를 제공한다. 수월성 교육을 확대하여, 일반 학급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수 재능교육의 수준과 방법이 희석되지 않도록 유의한다. 


 소외계층 영재교육의 확대와 소외계층 어린아이 중에서 잠재력이 높은 학생들을 발굴하여, 교통편의 제공과 부모 교육,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소외계층 영재들에게 일반 영재프로그램을 그대로 제공하지 말고, 하위 집단별로 각 집단에 맞는 지원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초·중등교육은 대학 입시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고등학교와 대학의 연계를 강화하여,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지 않고 진학하는 Integrated Program을 영재학교에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재능을 중시하는 입체적인 입시 방법을 적용하는데, 대학과 대학원에서 특수 재능교육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대학 교육의 자율성, 다양성, 융통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에서 Honors program, 융합 교육 프로그램, 연구 중심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고등학교와 대학의 이중 등록을 허용하거나, 1~2년 정도의 필수 이수 과정을 면제하는 등의 고교와 대학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영재 학생들의 심리적, 사회적, 정서적 측면의 발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는 개선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사회, 정서적 측면의 지원을 강화하여, 사회·정서적 능력(실제적 문제해결력, 리더쉽, 사회성, 감정 통제 능력 등)의 개발 프로그램의 설치가 필요하다. 정신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개인의 독특한 감정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정서 학습을 영재교육에 통합하거나, 회복 탄력성과 대처 방법, 스트레스 관리 및 탄력성 구축 전략 계발에 중점을 두고,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 방법에도 개선하여, 다양한 시각과 문화적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영재 학생들 간의 세계적인 협업과 교류 촉진을 촉진하는 국제적 파트너십을 실시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영재 학습자 간의 국제적 협력을 촉진하는 가상 교류 활동인 가상 교환 프로그램, 창의성, 문제 해결 및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학제 간 연구 및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권장하는 학제 간 접근법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실에서의 학습과 실제 현장과 연결하여 지식의 실제 적용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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