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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인공지능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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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 Issue 작성일23-12-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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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7.]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인공지능의 도전 


방준성

주식회사 와이매틱스 CEO/대표이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창의성(Creativity)은 예술, 과학, 기술 등에서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어 왔다. 모든 학문 분야에서 합의된 단일 정의가 있지는 않지만, 창의성은 새로운 관점을 탐색하여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예술 분야에서 창의성은 작품 그 자체나 표현을 풍부하게 한다. 혁신적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창의성이 발현된다. 과학에서 창의성은 새로운 이론이나 실험 방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창의력 또는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탐구해 왔으며, 교육학, 뇌과학, 심리학 등과 연계하여, 최근에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창의성에 관한 체계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hatGPT(OpenAI 社)의 등장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안에 존재하는 패턴이나 구조, 스타일을 이해하여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글을 작성하고 이미지나 음악을 생성하는 등 인간의 창작 활동 영역에 진입하여 인간 작업과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1d5c87560a18a608b211e279d1f5385a_1703650555_6662.png[그림] DALL-E API를 활용한 패션 플랫폼

* 출처: https://spectrum.ieee.org/dall-e-fashion-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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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DALL-E 활용한 3D 모델링

* 출처: 도서 『시그널 코리아 2024』 


  인공지능의 창의성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창의적 산출물을 생성할 수 있어 인간의 창의성에 견주기도 하지만, 아직 학문적으로 충분히 고찰되지 않아 이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인공지능을 창의적 작업의 유능한 보조 도구로 보며, 인간의 창의성과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시각도 있다. 인공지능은 글쓰기, 그리기, 작곡 등 다양한 창의적 분야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는 학습한 데이터와 패턴에 기반한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조합을 생성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독창적이면서도 유의미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수 있다. 인간의 창의성은 사회·문화적 배경, 경험, 감정, 직관 등 복잡한 요소에 기반하며, 이는 인공지능이 아직 충분히 모방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인간의 창의성은 상상력과 직관에 기반한 새로운 개념 창조와 깊은 공감과 영감을 필요로 하며, 인공지능은 이러한 인간의 감정이나 주관적 경험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모방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창의성은 인간의 창의성과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인공지능의 창의성을 인간의 창의성 연구 기준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인공지능의 창의적 산출물을 설명하기 위해 계산 창의성(Computational Creativity)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인간의 창작물을 모방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은 일정 수준 이상의 창의적 결과물을 생성할 ‘창의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 생성과 같은 특정 작업(Task)을 수행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은 그 기술 수준에 따라 인간의 그림이나 사진을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는 창의적 책임(Creative Responsibility)을 갖는다. 인공지능이 창의력을 갖는다면, 이는 인간의 적은 개입으로도 스스로 창의적일 수 있음을 목표로 할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적 과정을 독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이전의 관점과는 대조적이다. 


 인공지능이 수행 중인 작업에 대해 창의적 책임을 갖는다고 설정함으로써 그 산출물을 정량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텍스트 생성에서는 문법 정확성, 단어 다양성, 주제 일관성 등을 평가할 수 있고, 시각 작품에서는 색상, 형태, 구성을 분석하여 평가해 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작품이 기존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 새로운 요소를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를 평가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평가 방법에 관한 연구가 있지만, 인공지능에 의한 평가는 인간의 주관적 평가와 다를 수 있으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의성을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의 계산 창의성은 기술 발전과 함께 지속해서 향상될 수 있다. 이는 문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더 복잡하고 정교한 데이터 학습, 정교한 패턴 인식 및 창의적 조합 생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발전은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과 아이디어 생성을 증가시키고,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강화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의력을 보조하고 증강하며, 창의적 작업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예술가나 디자이너에게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창의적 인공지능(Creative AI)에 관한 연구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한 결과물 생성을 넘어, 어느 정도의 창작 의도성과 기계 자율성을 가지고 인공지능이 인간과 협력하거나 독립적인 창작 프로세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 연구에서는 창의적 인공지능이 기존 아이디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는 조합적(Combinatorial) 창의성, 개념적 공간을 확장하는 탐험적(Exploratory) 창의성, 완전히 새로운 개념 도메인의 표현을 요구하는 변혁적(Transformational) 창의성을 모방하여 창작물을 생산한다고 설명한다.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은 인간의 창의성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이터 분석이나 초기 아이디어 생성 과정을 자동화하는 등 창작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인간이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창작 과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창작자가 더 깊이 있는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만든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예술, 문학,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스타일과 형식을 탄생시킬 수 있다.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은 인간의 창의적 사고 방식을 확장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비전통적이고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나 접근법은 유용하지 않을 수 있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하여금 기존의 사고 틀을 넘어서도록 도전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창의적 사고의 경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창작 방식을 탐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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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DALL-E를 사용한 대화형 3D 디자인

* 출처: Vivian Liu et al., "3DALL-E: Integrating Text-to-Image AI in 3D Design Workflows", arXiv:2210.11603v2, July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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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TILL-E를 활용한 커버 스토리 만들기

* 출처: https://www.newyorker.com/culture/cover-story/cover-story-2023-11-20

 

 인공지능의 창의적 능력 발전은 윤리적, 법적 이슈를 새롭게 제기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콘텐츠의 저작권과 창의적 산출물의 독창성, 진정성에 대한 논쟁이 증가할 예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법적 규정과 윤리적 지침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창작한 작품의 저작권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을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인공지능에 의해 생산된 콘텐츠의 저작권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 개발자나 인공지능 플랫폼을 소유한 회사에 있을지,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한 이용자에게 있을지, 아니면 인공지능 그 자체에 있을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작품을 기반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 경우, 원래 작품의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지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규정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창작한 작품이 기존 작품의 모방에 그치는지, 독창적인지를 평가할 방법도 요구된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창의적 산출물이 사회적, 문화적 가치에 부합하고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부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도록, 다양한 관점이 고려된 인공지능 윤리 가이드라인 제정하고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감독 체계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인간의 창의적 활동에 의한 산출물이 새롭거나 놀랍고 적절하며 유익해야 한다는 것에 대체로 동의한다. 인공지능의 창의적 능력은 예술, 교육,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윤리적 및 법적 이슈 등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활용 및 산출물에 대한 법적, 윤리적 가이드라인의 명확화, 투명성 강화, 인간과 기술 간의 균형 있는 상호작용 지원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기술적 발전과 함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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