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PC 해킹하라” 시험 낸 괴짜 교수, KAIST 총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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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2-23 16: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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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뇌공학과 만든 이광형 교수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모델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
이 신임 총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응용과학원(INSA) 리옹에서 전산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5년 KAIST 전산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한국지능시스템학회장과 한국미래학회장, 국회사무처 과학기술정책연구회장 등을 지냈다.
그의 취임 일성은 ‘개혁’이다. 이사회에서 이 신임 총장은 “포스트 AI 시대를 대비하겠다”며 5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질문하는 리더를 육성하고, 지금껏 없던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는 연구를 지원하며, 인재·재정·경영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어 기술 사업화와 국제화를 강조하며 “KAIST의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총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신임 총장은 학내에서 ‘개혁 아이콘’으로 불린다. 교수 시절 그는 자신의 컴퓨터를 해킹하라거나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를 창조하라는 등 독특한 시험 문제를 냈다. 교학부총장직을 맡고 있는 그의 현 집무실에는 대학 조직도가 거꾸로 걸려 있다. 부총장으로서 섬겨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겠다는 취지다.
“괴짜가 필요하다”는 그의 소신은 KAIST가 경쟁 대학보다 선제적으로 새로운 학문을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2001년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을 융합한 바이오및뇌공학과를 설립했다. 뇌공학을 정규 학과로 지정한 건 KAIST가 세계 최초다.
특히 2013년 그가 설립을 주도한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미래학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국내 유일의 정규 학위과정이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창업자, 신승우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같은 1세대 벤처기업가가 그의 연구실 출신이다. 지난해 발간한 『이광형 카이스트의 시간』에 따르면 그의 연구실에서 학위를 받은 제자들은 7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신임 총장은 만 65세였던 지난해 정년퇴임하고 현재는 초빙석좌교수 자격으로 KAIST에 재직 중이다. 지난해부터 KAIST 교학부총장을 맡고 있다.
대전=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