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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영재교육진흥법과 동법 시행령이 공포되고 우리나라에 영재교육이 법적 기반 하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영재교육의 규모는 급격하게 팽창되었다가 2013년을 기점으로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부터 영재교육 정책에 관여해온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과 책임을 통감하며, 정말 영재교육이 잘 운영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영재교육이 축소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영재교육의 수준이 아직도 엉성한 초기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엘리트 교육으로 오해받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즉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15세의 어엿한 청년으로 몸은 훌쩍 컸지만 아직도 유아기의 행동이나 사고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영재교육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본 뉴스레터에서 다루는 ‘영재란 누구인가?’, ‘영재교육프로그램은 어떠해야 하는가?’, ‘영재교육을 담당할 교사는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가?’ 등이 모두 중요한 요소이며 전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재교육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다음의 사항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첫째, 영재교육 정책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엘리트 교육과 구분하여야 한다. 흔히들 국가가 재정을 투입하여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목적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먼저 영재는 일반학생들과 재능과 특성이 다르기에 그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그 다음은 국가 전략차원에서 우수인재를 조기에 발굴하여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전자는 영재교육이지만 후자는 엘리트교육이다. 물론 영재교육을 제대로 실시한다면 많은 영재들이 국가의 우수인재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영재교육은 과정이고 우수인재의 양성은 희망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를 동일 시 하거나 성급하게 결과만을 바라보고 정책을 실시한다면 영재교육이 변질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학부모들은 영재교육에서 어떤 교육이 제공되는지,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교육인지 여부는 관심도 없이 ‘영재’라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이름을 갖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기도 하고, 우리 아이는 국가가 인정한 ‘인재’이므로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불합리한 주장을 할 수도 있다. 현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영재교육은 남다른 재능과 특성을 가진 학생에게 그에 부합하는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부의 영재교육 정책의 방향을 명확하게 영재교육이라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야 제대로 된 영재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시·도의 영재교육 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나라를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중앙정부 주도로 적극적으로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나라로 대표적인 나라가 싱가포르와 이스라엘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체적으로 인구나 국토가 작은 나라들이다. 둘째는 미국으로 연방정부가 법적 근거와 제도만 제시하고 각 주가 자체적으로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경우이다. 이는 인구와 국토가 크기도 하지만 지방자치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각 주별로 영재교육에 대한 정책은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는데 이와 같은 차이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위의 두 경우가 혼재되어 있다. 즉 중앙정부인 교육부가 영재교육 정책을 주도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영재교육은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영재교육이 태동되던 김대중 정부시절 지방자치가 강조되던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중앙정부는 국가 지정 영재교육연구원을 두어 영재교육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재의 규모로는 영재교육 현장을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특히 각 시·도의 특성에 맞게 지원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그런데 시·도의 영재교육은 담당자가 자주 바뀌어 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려워 영재교육 현장에서는 제대로 영재교육을 하려고 해도 실제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질적인 측면보다는 양적인 결과를 중심으로 영재교육정책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이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필자가 영재교육 초기부터 주장한 것처럼 국가 지정 영재교육연구원처럼 각 시·도의 영재교육 현장을 지원하는 (가칭)영재교육진흥원의 설립이 매우 시급하다. 이와 같이 행정과 교육의 이원화된 체계가 갖추어진다면 향후 영재교육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영재교육 정책과 관련된 행정은 현재와 같은 구조로 운영하고, 국가 지정 영재교육연구원과 시·도 영재교육진흥원의 연계협력을 통해서 현장을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영재교육기관의 다양화, 전문화 및 특성화가 필요하다. 지난 15년간 영재교육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것은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판별)’이다. 현대적 의미의 영재는 단기간에 판별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영재교육 정책은 영재선발 방법에 매몰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영재선발의 타당성을 높이는 정책이라기보다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 그러나 영재로 선발(판별)하고 그들의 특성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더 중요한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매우 질이 낮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어떤 영재교육 프로그램은 방과 후 교육프로그램과 별 차이가 없기도 하고, 영재학급이나 영재교육원이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 어떤 학생은 동일한 내용을 3번이나 교육받은 경험이 있다고 하니 그냥 웃어넘길 수도 없는 일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영재의 특성을 고려한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의 개발·보급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현재의 영재교육은 교과를 중심으로 구분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영재들의 재능과 다양한 관심영역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재들 사이에서 재능과 열정의 차이가 일반학생과 영재들의 차이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영재교육기관들이 유사한 수준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영재들이 그들에 적합한 교육프로그램을 선택할 여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영재들의 입장에서는 만약 적합한 교육프로그램이 없다면 이는 영재교육이 운영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또한 영재교육기관들이 거의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어 실제적으로 영재들이 처한 환경 때문에 영재교육에 참여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영재교육기관은 재능, 관심과 열정의 정도가 다른 영재들에게 각자의 특성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해주기 위해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도 높이고 프로그램의 내용, 수준 및 운영형태들을 다양화, 세분화하고 특성화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쉽게 실현하는 방안으로 영재교육진흥법 상의 영재교육기관인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특성화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특정 주제중심 영재교육, 온라인 및 캠프 형태의 교육운영, 프로그램의 수준 등을 다양화 할 수 있도록 영재교육원의 역할과 기능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영재교육에 참여하는 중앙부처의 협력과 역할 분담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교육부뿐만 아니라 미래부, 문체부, 특허청 등 중앙부처가 인재육성에 관심을 가지고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영재교육의 큰 틀 속에서 각 부처의 정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역할과 기능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적인 영재교육의 방향은 교육의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주관하되 각 부처와 협력하여 각 부처가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역할과 기능을 수용하여 조화를 이룬다면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영재교육이 실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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