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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중요성, 질문하기의 중요성
질문의 중요성, 질문하기의 중요성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21-08-23 11: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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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질문의 중요성, 질문하기의 중요성

김범석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kimbs@kaist.ac.kr

 

  <타임> 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와 사상가』 부문 최고의 인물로 아인슈타인을 뽑았다. 20세기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가장 창의적인 과학자로 인정받는 아인슈타인은 원자와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 시간이란 무엇일까?
  · 중력은 어떻게 생겼는가?
  · 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하는가?
  · 빛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
 
  아인슈타인은 위와 같이 질문을 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고, 그의 질문으로 인하여 인류의 문명과 사고는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새로운 질문이나 가능성을 제기하고, 오랜 문제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루는 것은 상상력이 필요하며, 과학에서 진정한 진보를 이루어 낸다. 문제를 발견하는(만드는) 것은 그것을 해결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좋은 질문을 발견하는 것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였다. 
 
 
  유대인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율이 매우 높다. 또한, 다수의 유대인은 미국 우수대학의 교수직과 연구직을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나타냈다. 유대인은 어떻게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와 페이스북(마크 저커버그), 구글(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오라클(래리 엘리슨) 등의 세계를 선도하는 IT 기업의 창업자와 CEO를 배출하는 민족이 될 수 있었을까? 라는 물음에, 다수의 사람은 유대인의 성공 비결로 유대인의 특별한 교육 방법에 주목하였다. 유대인의 교육 방법의 핵심에는 질문하기가 있다. 유대인의 부모는 자녀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통하여 호기심을 극대화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의 창의적 사고의 틀을 확장하게 시킨다. 학교에서는 친구와 짝을 이루어 질문하고 답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교육’을 통하여 질문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발전시킨다. 이러한 질문 중심의 교육을 통하여 유대인은 뛰어난 능력과 놀라운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다수의 연구를 통해서도 질문 교육의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질문과 토론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은 학습자들의 이해력, 사고의 확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M. K. Smith1)는 유전학 개론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통한 수업 진행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을 때, 문제 난이도에 상관없이 학생들의 정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질문과 토론을 통한 교육이 교과 개념에 대한 이해와 사고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또한, A. King2)은 스스로 질문하는 행동이 학생들에게 주어진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하였다. 그는 스스로 질문하는 행동이 인지적인 노력을 촉진하여 이해력을 향상하게 시키며, 주어진 자료를 스스로 처리하는 과정을 통하여 사고력이 확장된다고 하였다. 
 
  아인슈타인, 유대인의 업적과 다수의 연구에서 언급한 질문의 중요성과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2017년의 수업 중 질문 횟수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학생들이 수업 중에 질문하는 것에 얼마나 익숙하지 않은지 나타난다.
 
 
초등학생보다 중, 고등학생일수록 수업 중 질문의 횟수가 줄어들었다. 학생들이 질문하지 않는 이유는 수업에 관한 관심과 흥미 부족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질문에 대한 그릇된 인식(잘난 척, 창피함) 등도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어릴 적부터 질문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질문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례로 2010년 한국에서 개최된 G20(Group of 20) 정상 회의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G20 정상 회의 개최지인 한국의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먼저 준다. 그러나 어떤 한국 기자도 질문하지 않았고, 이러한 상황이 낯선 오바마 대통령은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통역이 있으니 한국어로 질문을 하여도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의 기회는 중국의 기자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한국 기자들은 정말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어서 질문하지 않았을까? 그런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하지 않는 습관이 가져온 문제라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왜 질문하는 것을 불편해할까? 앞서 언급한 질문에 대한 그릇된 인식 때문일까? 어쩌면 질문을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 교육을 생각해보면 질문을 통한 의사소통, 토론의 중요성은 강조하지만 정작 ‘질문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질문을 통한 교육의 긍정적 효과에는 모두 동의를 하면서도 ‘질문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는 질문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스트래트포드스쿨에서는 학생들에게 얇은 질문(Thin Question)과 두꺼운 질문(Thick Question)으로 질문을 구분하여 질문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얇은 질문은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이고, 두꺼운 질문은 답을 찾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한 질문이다. 교사들은 수업 과정에서 얇은 질문을 두꺼운 질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사고의 과정을 유도하면서 수업을 진행한다3). 학생들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얇은 질문이 아닌 두꺼운 질문을 하는 방법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과학 탐구 과정에서는 두꺼운 질문은 무엇일까? J. Wiskow4)은 좋은 과학적 질문(Scientific Question)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잘 정의(defined)되어야 한다. 둘째, 실험을 통해서 통제 가능(controllable)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과학적 질문은 실험을 통해 관찰(measurable)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T. Barseghian5) 질문을 통한 탐구의 과정을 다음 그림과 같이 제시하였다.
 
  우리는 지금까지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 질문하는 방법과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그러나 ‘좋은 질문’과 ‘질문을 하는 방법’은 여러 학자가 특정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 의견이고 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꼭 이러한 과정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능동적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하는 습관과 경험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질문하는 경험과 문화를 권장하기 위해 KAIST에서도 작은 시도들이 있었다. 2019년에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궁극의 질문’ 공모전을 진행하였다. 또한, 지속해서 질문하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 21년 3월 취임한 이광형 KAIST 신임 총장은 “질문하는 KAIST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취임 인사를 밝혔다. 또 “질문을 최고의 덕목으로 강조하고, 문제를 잘 푸는 학생보다 질문을 통해 문제를 잘 설정하는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KAIST의 교육 혁신을 예고했다. 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의 QAIST의 5가지 핵심 전략 중 가장 앞세운 것도 질문(Question)이었다.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미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능력을 반드시 키워야 한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도 질문과 토론을 위한 경험, 문화를 권장하기 위해 새로운 온라인 시스템을 준비하였다.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은 여러분의 수·과학적 궁금증과 호기심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을 통하여 문제 해결 과정을 경험 할 수 있는 ‘질문다락방’(https://question.kaist.ac.kr)을 준비하였다. 학생들이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준비한 ‘질문다락방’을 통하여 질문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라며, 언젠가는 여러분의 질문이 아인슈타인의 질문처럼 세상을 바꿀 수 있길 기대한다.
 
 

<각주>

1.​  M.K. Smith et al, Why Peer Discussion improve Student Performance on In-Class Concept Questions, Science, Vol 323, p122-124, 2009.

2. Alison king, Effects of Self-Questioning Traning on College Students’ Comprehension of Lectures, Contemporay Educational Psychology, 14, p 366-381, 1989.

3. tvn Shift 6회, 질문으로 자라는 아이우리 아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로 키우는 방법이 있을까? 

4. https://www.greatscienceshare.org

5. https://www.kqed.org/mindshift/32277/the-inquiry-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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