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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로 한계를 넘다: KAIST EXO-Lab "김승환, 윤지민" 연구원을 만나다
과학기술로 한계를 넘다: KAIST EXO-Lab "김승환, 윤지민" 연구원을 만나다
작성자 과학영재교육연구원-관리자 작성일 2024-12-28 16:08:23
아이피 ***.***.***.113 조회수 156
카테고리 Meeting-people
[2024.12.28.]
과학기술로 한계를 넘다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이 전하는 희망의 발걸음
KAIST EXO-Lab "김승환, 윤지민" 연구원을 만나다


인터뷰/2024년 12월 17일
글/홍세정(과학영재교육연구원)
사진 및 영상/강현민(과학영재교육연구원)

지난 10월 27일, 제3회 사이배슬론 대회에서 KAIST 연구팀이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좋은 소식이 있었다. 사이베슬론 대회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참가자들이 첨단 기술 로봇을 활용하여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국제대회이다. 미팅피플에서는 이번 대회의 선수이자 연구원으로 참여한 김승환 연구원(KAIST EXO-Lab)과 로봇 개발과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윤지민 연구원(KAIST 기계공학과 EXO-Lab 박사과정)을 만나보았다. 과학기술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김승환: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엑소랩(EXO-Lab)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승환입니다.
A. 윤지민: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엑소랩(EXO-Lab)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윤지민입니다.

Q. 사이배슬론 대회는 어떤 대회이며, 어떤 종목으로 출전하셨나요?
 
A. 윤지민: 사이배슬론(Cybathlon)은 국제 사이보그 올림픽 대회입니다. 사이보그(Cyborg)와 애슬론(athlon)을 합쳐 만든 이름으로, 4년에 한 번씩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 주최로 열리는 대회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기술을 통해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대회이며, 10개 조금 안 되는 부문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이라는 부문에 출전을 해서 하반신 완전 마비 장애인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나서 일상생활을 모사한 미션들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가로 경쟁했었습니다.
A. 김승환: 대회의 종목은 장애의 종류만큼 다양한데요. 의족이나 의수 관련뿐만 아니라 사지마비 장애인이 생각을 이용해서 게임을 하는 것처럼 캐릭터를 움직이는 BCI 인터페이스 종목도 있고요. 다리에 FES라는 전기 자극을 가해 움직이게 해서 사이클을 타게 하는 종목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기술로 함께 모여서 이를 겨루기도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더욱 발전시키는 교류의 장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Q. 웨어러블 로봇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윤지민: 저는 사실 시작할 단계에서부터 큰 뜻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아이언맨이 저희가 바라보는 궁극적인 웨어러블 로봇의 형태다 보니 그런 매체들을 접하면서 아 저런 연구를 하는 건 정말 멋있겠다,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됐었는데 승환 형이 들어오시고 같이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들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을 위한, 장애인을 위한 연구를 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A. 김승환: 사고를 겪고 나서 재활을 하면서 병원에서 트레드밀 위를 걷게 하는 고정된 형태의 재활 로봇을 처음으로 마주했었습니다. 로봇을 이용해서 하네스로 몸을 당겨 체중의 부하를 줄여주면서 트레드밀 위를 걷게 해주는 것이었는데요. 사실 처음 이용했을 때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맞아, 이렇게 걷는 건데..’라고 혼자 생각도 해보고요. 그걸 하다 보니까 사람이 욕심이 생겨서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하고 사방팔방으로 알아봤어요. 근데 사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더라고요. 웨어러블 로봇을 잘 아시는 분도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상용화돼 있거나 실제로 제품이 나와 있는 로봇이 없었습니다.

Q. 사이배슬론 대회에 도전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김승환: 그렇게 계속 웨어러블 로봇에 대해 알아보다 마침 2016년도에 사이배슬론이라는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동메달을 땄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알고 보니까 우리나라에 웨어러블 로봇 회사가 딱 손에 꼽는 만큼 있더라고요. 그 중 한 군데가 공경철 교수님이 운영하고 계신 회사였고요. 퇴원을 하면서 2020년 사이배슬론 대회에 나가는 인원들을 모집한다는 걸 보고 처음 지원을 해서 출정 선수 후보로 뽑히게 됐습니다. 그때 처음 저에게 맞춰진 '워크온슈트4’의 프로토타입을 입고 20m 정도를 걸었어요. 그게 제가 웨어러블 로봇을 직접 입고 걸은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하필이면 그때 그 로봇을 입고 걸은 후 불과 한 1, 2주일 있다가 로봇 때문은 아니었는데 제 엉덩이 안에 있었던 큰 고름 종기가 안쪽으로 번져서 욕창으로 한 6개월 정도를 입원했고 또 패혈증까지 와서 거의 죽다 살아났습니다. 그러면서 선발전 대회에도 참가를 못하게 됐고 웨어러블 로봇을 다시 못 타게 됐죠. 퇴원 후 2020년도에 카이스트에서 열린 대회에 조용히 가서 금메달, 동메달 따는 걸 참관하며 눈물을 훔쳤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웨어러블 로봇은 내가 탈 수 없을 운명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언젠가 나도 탈 수 있을 날이 금방 오겠구나 하고 희망도 갖기도 하고 힘도 얻었어요. 그러고 나서 사회생활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마침 엑소랩에서 하반신 완전 마비 장애를 가진 연구원을 모집한다는 거예요. 이거는 진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제가 사고로 다치고 재활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저를 기다려 주었던, 그 당시 다녔던 회사에 미안한 마음도 드는 거예요. 고민을 하다가 말씀을 드렸더니 일도 중요하지만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네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바로 지원해서 뽑히게 됐습니다.

Q. '워크온슈트 F1’의 소개와 다른 로봇과의 차별점을 말씀해 주세요.

A. 윤지민: 워크온슈트 F1은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사용자가 스스로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이 로봇이 다른 웨어러블 로봇들과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이, 기존의 웨어러블 로봇들은 마비 장애인이 직접 착용을 해야 돼서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착용을 할 수 있었는데 반해 착용자 혼자 조끼와 정강이 착용부를 착용하면 로봇이 와서 자동적으로 착용할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이 도입이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자연스러운 보행 지원에 중점을 두어, 목발이나 지팡이에 의존하지 않고 균형을 잡으며 걷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실용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Q. ‘워크온슈트F1’의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윤지민: 사실 쉬운 게 없었기는 합니다. 난이도가 많이 높아져서 포기하는 팀이 많았을 정도로 미션 하나하나가 어려웠는데요. 그럼에도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술을 단순히 개발하는 것보다도 로봇을 착용한 상태에서 훈련했을 때 저희가 의도한 것과 조금 다른 거동을 보이면 그 원인을 특정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착용자의 문제인지, 또 로봇 안에서도 어떤 부분이 문제가 돼서 이렇게 움직이게 된 건지를 역으로 추적하는 일이 까다로웠습니다.
A. 김승환: 한 발, 한 발 내딛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힘이 들어서 어려웠다기보다는, 첫 한 발을 떼는 게 힘들더라고요. 무의식적으로 하는 걸음이 아니라, 걷지 못하는 제가 로봇을 입고 내딛는 새로운 한 걸음이었으니까요. 우리가 로봇처럼 걷는다는 표현을 하는 이유가 로봇이 굉장히 딱딱하고 정해져 있는 대로만 걷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잖아요. 근데 사람을 품고 있는 로봇은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 걸음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이라는 변수가 저는 이렇게 클 줄 생각 못 했었는데 함께 있으면서 같이 공부하고 제작 과정에 참여해 보니까 오히려 로봇만 걷게 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니었더라고요. 사람과 로봇이 하나가 돼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도전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김승환: 가장 큰 의미는 기술이 장애를 넘어서 일상 속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대회 승리를 넘어서서 저처럼 보행이 불편하신 분들이나 아니면 보행이 좀 가능하지만 좀 더 편하게 나를 도와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분들이 기술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는 기회였던 것 같고요.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굉장히 크다 생각합니다. 제가 내디딘 한 걸음이 저 혼자만의 도전이 아니라, 저를 봐주고 이런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첫걸음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성과가 향후 연구와 제품 개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요?
 
A. 김승환: 어떻게 보면 ‘워크온슈트 F1’에 적용된 기술들 중에서는 저처럼 못 걷는 사람을 걷게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걷기가 불편한 분들이나 큰 힘이 필요한 산업 현장 같은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들도 많이 담겨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기술들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걷게 하는 걸 넘어서 사람을 더욱 더 편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Q. 앞으로 카이스트 연구팀의 목표와 연구계획은 무엇인가요?

A. 
윤지민: 앞으로도 워크온슈트를 쭉 개발해 나가려고 계획하고 있는데요. 기술적으로는 지금은 잘 정돈된 스타디움 같은 곳에서만 걸을 수 있는 상황인데 조금 더 확장해서 더 다양한 환경에서 입고 두 손을 자유롭게 한 상태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인 것 같습니다.
A. 
김승환: 이런 기술이 장애를 넘어서 일상생활에도 많이 적용이 됐으면 하는 게 제 꿈이기도 하고요. 웨어러블 로봇이 단순한 연구 성과뿐만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한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게 큰 꿈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2020년도 대회를 보고 희망을 갖고 여기 도전해보고 싶다 생각한 것처럼 저의 도전이 보행이 불편한 분들이나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품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구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A. 김승환: 딱 맞는 걸 가지고 왔는데 광고는 아니고요. 인생 책이라고 하기에는 제 인생에서 수많은 책들이 거쳐갔는데 그걸 다 꼽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가장 최근에 읽은 것 중에 하나가 ‘상상하는 공학, 진화하는 인간’이라는 책인데요. 저희 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님들께서 내신 책입니다. 요즘에 책 많이 안 읽잖아요. 책을 정말 많이 안 읽는 시대인데 마침 책을 내셨다고 해서 봤는데 너무 읽기 쉽고 재미있는 거예요. 공학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분들도 공학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학의 접근성에 대한 문턱을 좀 낮춰주는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챕터가 굉장히 짧게 나눠져 있어서 요즘 숏폼이 유행하는 것처럼 글을 내가 하루에 이만큼 읽어야지 하지 않더라도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돼 있어서 그 책이 인생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 윤지민: 저는 사실 책을 많이 읽진 않아서 많은 책 중에서 선택을 하는 건 아닌데 스티브 잡스 자서전을 되게 재미있게 읽었었거든요. 제가 아직 길을 정하지 못했을 때 읽었는데 지금은 일론 머스크가 과학기술의 아이콘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스티브 잡스였고 그 사람 자서전을 읽으면서 저런 게 진짜 멋있는 것이고, 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저한테는 인생 책인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구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윤지민: 다들 열심히 공부해서 카이스트 와서 앞으로 더 나은 기술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A. 김승환: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들이 세상에 굉장히 많은데 이런 응원들이 큰 힘이 됩니다. 파이팅!

기술 개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간과 로봇의 완벽한 조화를 목표로 하는 이들의 도전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앞으로도 KAIST 연구팀이 보여줄 혁신적인 성과와 지속적인 도전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바라며, 그들이 만들어 갈 새로운 희망의 이야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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