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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재교육 현장을 가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영재교육 탐방기]
미국의 영재교육 현장을 가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영재교육 탐방기]
작성자 과학영재교육연구원-관리자 작성일 2024-12-27 14: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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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Top-story

[2024.12.27.]

 

미국의 영재교육 현장을 가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영재교육 탐방기 

류지영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영재정책센터장

 


 "미국의 고도영재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이 질문의 해답을 찾아 나선 12월 초, 미국 전역을 횡단하는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동부의 존스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부터 서부의 프루프 스쿨(Proof School)까지, 시차와 싸우며 찾아간 미국 영재교육의 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12월의 일요일 아침, 인천을 출발해 월요일부터 시작된 일정은 존스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의 CTY(Center for Talented Youth), 메리 볼드윈 대학교(Mary Baldwin University)의 PEG(Program for the Exceptionally Gifted), 아이오와 대학교(University of Iowa)의 Belin-Blank Center, 스탠포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수학과에서 만난 2006년 신동프로젝트 참여 박사과정생,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의 프루프 스쿨(Proof School)까지 이어졌다. 미국의 동부, 중부, 서부를 관통하는 이 여정은 각 지역 간 시차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빠듯한 일정으로 인한 정신적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특별한 영재교육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그 교육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각 프로그램은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본고에서는 특히 기존 영재교육과 차별화된 특성을 보여주는 메리 볼드윈 대학교의 PEG 프로그램과 아이오와 대학교의 Belin-Blank Center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숨겨진 보석을 찾다: 버지니아의 PEG 프로그램]



버지니아 주 스타운턴(Staunton)에 위치한 메리 볼드윈 대학교의 PEG 프로그램은 영재 여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의 장이다. 1985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13세에서 16세 사이의 영재 여학생들이 고등학교 과정을 뛰어넘어 직접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매년 30명에서 50명 사이의 학생들이 등록하고 있다. 현재는 33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이들은 모두 뛰어난 학업 능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재들이다. 입학을 위해서는 고등학교 졸업 자격이나 이에 준하는 자격이 필요하며, SAT 등의 표준화 시험 성적, 추천서, 학부모 의견서, 에세이와 함께 심층 인터뷰를 거쳐야 한다.

 

PEG 프로그램의 핵심은 바로 '성장과 균형'이다. 대학 조기진학생들의 학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등학교 필수 과목들을 대학 기초과목으로 대체하여 수강하도록 하며, 필요한 경우 튜터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인지적 도전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이들이 여전히 청소년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회정서적 적응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기숙사 생활은 PEG 프로그램의 또 다른 핵심이다. 통학생을 제외한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주 1회 전문 상담사와의 개별 또는 집단 상담, 정기적인 스트레스 관리와 마음챙김 수업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도모한다. 5명의 상주 직원이 학생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보살피고, 주말에는 다양한 문화 체험과 야외 활동을 통해 균형 잡힌 성장을 지원한다. 기숙사는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자율성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핵심적인 교육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PEG 프로그램의 졸업생들은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며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다수가 최상위권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문적 성취를 이어가고 있으며, 의학, 법학 등 전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졸업생들이 형성한 긴밀한 동문 네트워크로, 이를 통해 재학생들을 위한 멘토링과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프로그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영재교육을 위한 다각적 전략: Belin-Blank Center의 주요 활동]



아이오와 대학교의 Belin-Blank Center는 1988년 설립 이후 영재교육의 선도적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학생 프로그램, 임상 서비스, 교사 훈련, 연구 및 정책 개발 등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곳에서 현 센터장인 Megan Foley-Nicpon 교수와 연구원 Ashley, Katy를 만나 센터의 운영 철학과 프로그램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눌 수 있었다.

 

Belin-Blank Center는 다섯 가지 핵심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둘째, 영재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학습 발달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심리 평가 및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셋째, 영재교사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고 있는 한편, 넷째, 아웃리치 활동으로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저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영재교육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있으며, 다섯째, 영재교육과 속진교육 관련 연구를 통해 교육 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센터의 임상 클리닉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곳의 클리닉은 학생의 영재성과 발달상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취한다. 온라인 신청과 학부모 사전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틀에 걸친 집중 검사가 진행된다. 첫날에는 지능검사와 학습성취도 검사가, 다음날에는 ADHD, 자폐 스펙트럼 장애, 불안장애 등에 대한 진단적 검사가 이루어진다. 이후 학부모와 교사로부터 수집한 추가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개별 학생에게 최적화된 교육 지원 방안을 제시한다.


 

센터는 또한 다양한 연령대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주말 워크숍과 여름 프로그램, 중학생 대상 1주 연구캠프, 고등학생을 위한 5주 연구 프로그램(SSTP) 등이 그것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에 기획되며, 전문성 있는 강사진이 투입된다. 특히 경제적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통해 교육기회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있다.

Belin-Blank Center는 속진교육 연구에서도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Iowa Acceleration Scale과 Integrated Acceleration System을 개발하여 영재 학생들의 속진교육 필요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적 접근은 속진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이 부족한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미국 영재교육 현장 방문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통찰은 모든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영재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적응과 전인적 성장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각 기관은 저마다의 독특한 교육철학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균형 잡힌 발달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빠듯한 일정으로 인한 피로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값진 발견이었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 영재교육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탐구하여, 영재 학생들의 진정한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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